위증증 환자 연일 역대 최다 기록 경신
수도권, 병상 대기자만 1700명 넘어
“이미 한계…의료붕괴 막으려면 지금 멈춰야”

하루라도 빨리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만명 발생도 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증증 환자와 사망자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의료체계 붕괴다. 이미 의료 현장에는 한계치를 넘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체계가 무너지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기존 다른 환자들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사적 모임 허용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 더 강력한 방역 조치를 당장 시행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시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894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또 경신했다. 지난 11일에는 하루 사이 8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기도 했다. 최근 일주일(12월 5~11일) 동안 사망자만 401명이며 일상회복 이후 1,404명이나 숨졌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7,000명대(7,174명→7,102명→7,022명)를 기록하다 주말인 11일과 12일에는 6,977명, 6,689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만 입원할 병상을 찾지 못해 대기하는 환자가 1,700명이 넘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왼쪽)와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10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강력한 대책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지 않으면 의료붕괴로 더 많은 희생자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왼쪽)와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10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강력한 대책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지 않으면 의료붕괴로 더 많은 희생자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10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정부가 중환자 병상 확보 등 의료체계 정비하지 않은 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했다며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정말 위기다. 더 이상 병상을 늘릴 방법도 없다. 그래서 방역 전문가들이 지금 멈춰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지금 멈추지 않으면 사망자 급증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현재는 의료체계 붕괴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이 정도 고생하다가 끝날지를 가르는 중요한 시기”라며 “더 늘릴 수 있는 중환자실도 없다. 최악의 위기로 치달을 수 있는 마지막 다리를 건너고 있기에 돌이켜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도 코로나19 확산세에 비해 정부 대응이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언젠가 신규 확진자 1만명이 나온다고 예상했지만 그게 12월인지, 내년 1월인지에 따라 의료체계 대응 속도가 달라진다”며 “지금은 최악의 상황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그 준비가 너무 늦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는 확진자가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 정점에 도달하면 내려갔다. 그런데 그때는 어떤 정책이 들어갔기에 내려갔던 것”이라며 “지금 하루 7,000명씩 발생하고 있지만 내려갈 동기가 없다. 감염병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증가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더 줄이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해야 이 고비를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 등에 대한 손실 보상도 확실히 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사적 모임 인원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금 확산세를 꺾기 위한 조치가 함께 작용하지 않으면 이 상태로 확진자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실 보상은 언제나 패키지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바로 시행돼야 한다. 의료방역 분야에서는 수도권 오후 9시, 비수도권 오후 10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 시행될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의 50%를 코로나19 환자에게 내줬던 국가들은 당시 아비규환이었다. 미국에서는 외상 환자 중 소생 가능성이 없으면 이송하지 말라고도 했었다”며 “우리도 그런 나라들이 갔던 상황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서 위기를 넘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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