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면역력 회피 여부에 따라 진단체계 달라져
이혁민 교수 “면역력 회피 시 1차 검사로 변이 확인돼야”
“1~2주 내 진단키트 개발돼도 성능 평가 등 시간 걸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에 대한 진단체계가 구축되려면 그 정체부터 밝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을 회피하는지에 따라 진단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방접종에 의한 면역력을 회피한다면 1차 진단 과정에서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확인해 모든 밀접 접촉자는 일정 기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반대로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를 유지한다면 1차 진단에서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대응TF 팀장인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지난 2일 본지와 통화에서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오미크론 변이 진단키트는 1~2주 정도면 개발할 수 있지만 그 성능을 평가하고 진단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대응TF 팀장인 이혁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진단키트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성능을 평가하고 교육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대응TF 팀장인 이혁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진단키트 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성능을 평가하고 교육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1차 코로나19 검사만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지, 아니면 추가 검사를 통해 확인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예방접종에 의한 면역력 회피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예방접종에 의한 면역력을 회피한다면 1차 검사만으로 코로나19 확진 여부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 여부도 확인돼야 한다”며 “지역사회에 다 퍼지면 이마저도 필요 없다. 초기에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진단키트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도 어느 정도 스크리닝은 가능한 키트는 있다. 이 키트를 이용해 코로나19 확진자의 검체를 다시 검사하면 오미크론 변이 여부를 3시간 안에 감별할 수 있다”며 “추가로 한 차례 더 검사를 해야 하기에 불편하지만 의료기관들이 이 키트를 쓸 수 있으면 24시간 안에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보다 진단하기 까다롭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려면 타깃을 설정해야 하는데 오미크론이 주요 돌연변이를 많이 공유하고 있다. 알파나 베타 변이에도 있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면서 100% 고유한 돌연변이가 없다. 특정 변이 발현 정도도 차이가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서 2개 이상 타깃을 설정해야 하고 동시에 다른 변이와 구분돼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래도 1~2주 정도면 실험실 수준에서 사용 가능한 진단키트가 개발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개발된 진단키트의 성능을 평가해서 전국 진단검사실에서 사용하려면 진단체계를 다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진단용 키트를 개발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성능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국 검사실에서 사용하려면 별도로 교육해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고 데이터를 검증하는 프로세스도 필요하다”며 “진단체계를 일부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진단키트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지난해와 똑같은 과정이 필요하다”며 “진단체계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고 시간과 자원 소모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이 진짜 주의해야 하는 변이인지는 기다려봐야 하기에 지금 당장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며 “우려했던 변이라면 그때 방역체계와 진단체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패닉에 빠질 필요도 없지만 낙관적인 시선도 문제다. 지금까지는 밝혀진 게 너무 없어서 최대한 주의하고 과학적인 근거가 나오면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면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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