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김현정의 뉴스쇼’서 의료체계 마비 우려
“오미크론 유행 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의료체계 개편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0명대를 넘어서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까지 확인되자 의료체계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병상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상당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5차 대유행’이 시작될 경우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266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고, 위중증 환자도 733명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현재 총 5명이 확진됐으며, 4명이 변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분석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들이 최소 80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사진: '코로나파이터스라이브' 유튜브방송 캡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사진: '코로나파이터스라이브' 유튜브방송 캡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작년 6월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유입될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델타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사회에 유행이 되면서 전국 단위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금부터 (오미크론 변이) 유입도 최대한 차단해야 하지만 유입을 차단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사회 내 우리의 의료체계가 오미크론이 혹시 유행했을 때라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재편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델타에 의한 유행도 잡아야 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까지 유입되면 정말 불에다 기름을 붓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은 지금 유행 상황을 안정화 시키는 것 자체가 오미크론 유입을 막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당시, 의료체계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코로나19 중환자가 급증할 경우 비상계획을 시행하기로 단서를 붙였던 만큼 현재의 상황에서는 의료체계 안정화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비상계획은 우리가 감당 가능하지 않은 수준의 중환자가 발생하면 일단은 멈춰서 상황을 안정화 시키고 그 다음 다시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들어갔다”며 “이 약속 때문에 방역의료 분과의 많은 분들이 동의하고 시작한 부분인데 지금 이미 중환자 범위, 입원환자 범위가 그 기준을 넘어서는 상황임에도 언급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통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래서 비상계획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붙여야 되는 부분들을 비상계획이 가동되면 패키지 형태의 정책자금을 측정하고 동시에 같이 시행돼야 된다는 이야기를 언급했고 경제사회 분과 등 다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라며 “지난주까지만 해도 비상계획이 됐을 때 거리두기를 어떻게 강화할지, 그렇게 강화했을 때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안이 나와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 자체가 입원도 거이 안 되는 상황이고 응급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다”며 “저희 병원만 해도 응급실에서 확진된 중환자 분들만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거의 2주째 계속되고 있다”며 “다음 주 병상 4개를 확충해 노력해 보려고 하지만 지금 속도면 확보된 병상들이 다 차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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