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수출 개시에도 '잠잠'…"바이오시밀러 성장성 고민해야”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최근 유럽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코로나19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실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셀트리온2공장 전경
셀트리온2공장 전경

지난달 30일 셀트리온 그룹에서 해외 공급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시장 내 렉키로나 공급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전 세계 56개 국가들과 렉키로나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29일 기준 유럽 내 9개 국가와 렉키로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초도물량 15만 바이알(5만명 투여분)이 연내 출하될 계획이라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설명했다.

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당 국가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 및 초도물량 소진 시점 등을 고려할 때 연내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공급 계약을 체결한 9개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국가의 경우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따라 상대 기업을 공개하기 꺼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 등 나머지 47개 국가들과도 렉키로나 수출 협상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빠르면 올해 안으로 초도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렉키로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의약품관리국(DIGEMID)으로부터 조건부 사용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 공급 및 허가 소식에도 셀트리온 그룹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반응은 예년과 같이 열광적이지 않다.

지난 11월 30일 셀트리온 주가는 종가 기준 20만7,000원을 기록하며 유럽 정식 허가 획득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셀트리온제약은 12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8만1,000원을 기록하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렉키로나만으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EMA의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 EU 내 다수 국가들과 공급 계약 체결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유의미한 공급계약 체결 시 실적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렉키로나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성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미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매출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매출 가세만으로는 과거와 같이 셀트리온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북미 처방 기준 지난 10월 셀트리온의 인플릭시맵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의 점유율은 22.0%로 지난 달 대비 소폭 상승(0.8%p)했다.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는 25.2%를 기록하며 소폭 반등(1.3%p)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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