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이준영 교수팀, B형간염과 대사질환간 상관관계 밝혀

B형간염 환자가 비만, 고혈압 등 대사질환 위험요인을 보유할수록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이준영 교수팀은 미국간학회지 Hepatology 6월호에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대사 위험인자와 암 위험 및 모든 원인 사망과의 연관성(원제: Association of Metabolic Risk Factors With Risks of Cancer and All-Cause Mortality in Patients With Chronic Hepatitis B)'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만성 B형간염은 전 세계에서 2억명 이상의 환자가 앓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 지역에서 흔한 질환으로 간경화 및 간암을 유발시킬 수 있어 사회·경제적으로도 매우 주요한 질환이다.

현재 B형간염 환자에게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는 환자들은 여전히 간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간암 발생의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이를 관리하는 치료 방침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국내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코호트 빅데이터에 등록된 만성 B형간염 환자 약 30만 명을 대상으로 비만, 고혈압, 당뇨병 및 고콜레스테롤혈증 등과 같은 대사 관련 위험요인 보유 개수와 이에 따른 간암(HCC), 비간암(non-HCC)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평가했다.

간암과 비간암의 발생 위험은 Fine-Gray 경쟁위험 모형을, 사망 위험은 Cox의 비례위험회귀모형을 사용해 평가한 결과, 대사 관련 위험요인의 보유 개수가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과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5년 이상 장기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B형간염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대규모 연구 결과로,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더불어 대사 관련 위험요인들에 대한 선제적 평가 및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해당 연구의 연구책임자인 이준영 교수는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특히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 코호트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연구 질문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라며 "연구 결과가 임상분야 발전으로 이어져 B형간염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프랑스 리옹대학교 리옹 암 연구 센터(Cancer Research Centre of Lyon) 파비앙 졸림(Fabien Zoulim) 교수가 함께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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