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완 교수 "조현병 환자, 일반인 대비 코로나19 치사율 2~3배 높아"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 통한 조현병 환자 사례 관리 필요성 제안
政, 내년도 정신건강 예산 3000억원…62억원 ‘정신건강연구’에 투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조현병 환자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조치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 위생습관 등 인지가 부족해 집단감염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남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완 교수는 19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연구사업단에서 주최한 ‘코로나19 유행에서 관찰된 우리사회의 약한 고리(Weak Link): 사회심리적 영향’ 심포지엄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데이터에서도 조현병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매우 취약하며 치사율이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조현병 환자의 경우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고 흡연자 비율도 높다. 더불어 예방행동과 지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9년 지역사회 거주하는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신체건강에 대한 지식이 매우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암 증상이 없다면 암 검진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설문에 대해 조현병 환자의 44%가 ‘그렇다’고 답했다. 즉, 조현병 환자의 절반 가량이 증상이 없으면 암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학력이나 직업, 연령 등을 다 통제하고서도 일반인에 비해 조현병 환자의 코로나19 지식 점수가 유의하게 낮았다”며 “정신병원의 집단감염의 문제가 환경적 요소도 있고 백신의 유효기간 문제도 있겠지만 조현병 환자의 신체건강지식 부족으로 위생적인 생활습관을 잘 갖지 못하는 부분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조현병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한 사례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통해 조현병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입원환자는 8%, 외래환자는 5% 저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현병 환자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의료기관 이용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재발률이 증가하고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지역사회의 비대면 서비스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청년 조현병 환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튜브에 조현병이나 백신 접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센터 뿐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직접적으로 사례관리를 했을 때 외래 누락 후 재방문율이 75%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조현병 환자를 포함한 정신질환 환자들의 열악한 상황이 드러난 만큼 적극적인 예산을 투입해 제도개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김한숙 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청도대남병원 등 정신병원의 열악한 환경이 대중에게 공개된 후 엄청난 이슈가 돼 정신건강정책의 개선과 관련 예산이 확보된 상황”이라며 “작년 2,500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까지 예산이 확보됐고 내년에도 재정적 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특히 조현병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도 뒤로 밀리는 취약 환자지만 최근 환자단체에서 국가책임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계기도 마련되고 있다”며 “내년도 62억원 예산을 확보해 오늘과 같은 주제로 ‘포스트코로나정신건강사업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