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학저널이 확인 요청 하지 않았다” 해명
강성식 전무 “식약처와 팍스로비드 허가 협의 중”

최근 부실 임상시험 의혹에 휩싸인 화이자가 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화이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Cominaty)’ 임상시험 과정에서 이중맹검을 지키지 않아 데이터 중립성을 훼손하고, 부작용을 보고한 임상 참가자에게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글로벌 화이자 랄프 르네 라이너르트 사장(백신사업부 의학부).
글로벌 화이자 랄프 르네 라이너르트 사장(백신사업부 의학부).

지난 8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기자 간담회 ‘2021년 프레스 유니버시티’에서 글로벌 화이자 랄프 르네 라이너르트 사장(백신사업부 의학부)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영국의학저널(The BMJ)이 게재한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 이를 조사하고 있고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라이너르트 사장은 “화이자로서는 영국의학저널이 자사에 먼저 연락을 취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코미나티주 임상 데이터 중립성과 관련해서는 임상시험 데이터와 리얼월드 데이터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 대답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작용을 보고한 참가자에 대한 조치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화이자 측은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와 관련한 주요 사안에 대해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2022년 한국에 공급하는 코미나티주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있느냐는 묻는 질문에 한국화이자제약 강성식 전무(의학부 총괄)는 “코미나티주 공급가는 국가별 계약을 통해서 결정되고 있다. 여기에는 비밀유지협약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현재의 공급 가격이나 가격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밝히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라이너르트 사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라이너르트 사장은 “코미나티주 2차 접종 후 5~6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40%대로 감소했다. 입원이 필요한 상태로까지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는 이어지지만 고령층을 중심으로 백신의 효과가 낮아졌다. 이는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스터샷 접종 이후 예방 효과가 95%대로 나타났다”며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효과를 2차 접종 수준으로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화이자 측은 부스터샷 외에도 11세 이하 5세 이상 소아용 백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소아용 백신의 경우 기존 성인용 백신(30㎍) 대비 항원 용량이 3분의 1 수준인 10㎍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라이너르트 사장은 “어떻게 하면 학교를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고민했다. 각 규제당국도 비슷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소아 백신 접종에 대한 데이터가 일부 도출됐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경우에는 5~11세 접종을 승인했고, 유럽에도 관련 데이터가 제출된 상태다. 다른 국가들에도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성인이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부스터샷이 안전하다는 것은 확인됐다. 전 세계적 연구자들이 각 국가별로 어느 대상까지 부스터샷을 맞을 것인지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가지 코로나 변이가 나타났지만 현재 우점종인 델타 변이에 부스터샷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백신이 필요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화이자제약 강성식 전무(의학부 총괄).
한국화이자제약 강성식 전무(의학부 총괄).

한편, 이날 화이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팍스로비드(Paxlovid, 성분명 PF-07321332·리토나비르)’에 대한 개발 현황과 국내 공급 계획도 언급했다.

화이자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고위험군 대상(EPIC-HR) ▲표준 위험 환자 대상(EPIC-SR) ▲예방적 치료 등 총 3가지 임상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최근 IDMC(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고위험군 대상 2/3상을 중단했다.

강성식 전무는 “IDMC가 임상 중단을 권고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참가자에게 큰 위험이 되거나 반대로 큰 이득을 줄 수 있을 때. 다행히 이번엔 큰 이득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두 건의 임상시험은 계속 진행해서 데이터를 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 2/3상 중간 결과에 대해 “게임체인저가 될 만하다”고 평가한 강 전무는 국내 허가 신청 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허가 신청에 대한 밀접한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라이너르트 사장은 팍스로비드가 허가를 받더라도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이너르트 사장은 “백신과 치료제 두 가지 다 확보를 해야지만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절대로 백신 접종을 늦춰서는 안 된다. 항바이러스제가 공급되더라도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을 순 없다. 감염은 백신만이 막을 수 있다”며 “항바이러스제 효과가 나오더라도 백신 접종을 늦춘다면 커다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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