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미국·핀란드, 자국산 동물용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행
씨티씨백, 고양이 등 반려동물용 코로나19 백신 내년 출시 예정
사람-동물 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낮아…"감염자 접촉은 주의해야"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동물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동물용 백신을 접종하는 나라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가 전 세계 최초로 자국제 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고 반려동물 접종에 들어갔다. 러시아 수의식물위생감시국(Rosselkhoznadzor)은 성명을 통해 개, 고양이, 밍크, 여우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항체 생성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효과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도 동물원 내 대형 고양이과와 영장류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각 주 동물원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한 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동물 헬스케어 기업인 조에티스(Zoetis)가 미국 농무부 승인을 받아 특별 제조한 백신 1만1,000회분을 무상 제공한다.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는 지난달 사자 6마리와 호랑이 4마리가 코로나19 감염돼 치료받고 있다.

핀란드 모피업계도 지난달 30일 사육용 밍크 대상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 지역에서는 최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밍크가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핀란드모피사업자연합(FIFUR)이 동물용 코로나19 백신 'FurcoVac'을 자체 개발해 조건부 사용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도 동물용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 씨티씨바이오 자회사인 동물백신전문업체 씨티씨백은 연내 동물병원 임상 시험을 신청해 내년 중에 반려동물용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중화항체 최대 640배 형성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반려동물인 고양이용 코로나19 백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여기에 반려견도 접종으로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면서 "임상을 마치면 내년 중 반려동물용 코로나19 백신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 감염과 피해 사례가 이어지면서 동물 대상으로 전면적인 접종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사람과 동물 간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동물원 내 감염이 사육사 등 직원을 통한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폴란드 밍크 농장에서 밍크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코로나19 추가 확산 위험을 막기 위해 동물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직까지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다만, 바이러스 보균자가 동물과 밀접 접촉할 경우 동물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