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윤석열 전 총장 장모 문제와 엮어 사무장병원 집중 포화
고민정 의원 "그냥 대충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 것이냐" 질타
김용익 이사장 "특사경법도 몇년 끌고 있지 않나" 분개
복지위원장 나서 "물 한잔 드시고 천천히 하시라" 중재하기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지난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무장병원 문제에 대한 여당 의원의 질타가 쏟아지자 특별사법경찰권 관련 법부터 해결하라고 반격했다(사진제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기자협의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지난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무장병원 문제에 대한 여당 의원의 질타가 쏟아지자 특별사법경찰권 관련 법부터 해결하라고 반격했다(사진제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기자협의회).

차분히 국정감사를 받던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사무장병원' 문제에서 분통을 터뜨리며 언성을 높였다. 사무장병원 부당이득금 징수율이 너무 낮다며 공단이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여당 의원의 질타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 15일 진행한 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에서는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인 최모 씨가 단골로 등장하며, 공단을 향해 사무장병원 요양급여 환수금액 징수 방안을 요구하는 질의가 쏟아졌다.

야당보다는 여당 의원들이 더 공세적이었다. 차분히 대응하던 김 이사장은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다시 사무장병원 문제로 공단을 질타하자 결국 참지 못했다.

고 의원은 "사무장병원 부당이득금 징수율이 5% 밖에 안된다. 나머지 95%는 어떻게 된 것이냐. 국민들이 보기에는 '먹튀 하기 너무 좋다'로 보인다"며 "환수금액이 확정된 곳들은 다달이 10만원 씩이라도 징수하든지 해야지, 조치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무장병원이 경범죄이냐. 그냥 대충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혈세를 훔처 놓고도 한 푼도 돌려주지 않고 그냥 폐업한다. 이 사람들이 정말 돈이 1원도 없어서, 집도 절도 없이 거리로 나 앉느냐. 그렇지 않아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거주지 이탈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했는데 사적 친목모임도 가고, 요양원 출퇴근도 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사무장병원은 매우 비윤리적인 범죄로 보고 있다. 사무장병원이 생기고 늘어나는 이유가 이런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공단은 정부 기관이 아니고 특수법인 형태"라며 수사권도 없는 상태에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고 의원은 “공단이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중요성을 계속 설득하고 얘기할 수 있는 곳은 공단으로부터 시작되니 말씀 드리는 것"이라며 다시 한번 공단이 너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김 이사장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 공단이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법안도 처리해주지 않으면서 비판만 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김 이사장이 답변하는 도중 김민석 복지위원장은 "목이 잠긴 것 같은데 물 한잔 드시고 천천히 답변하시라"고 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벌어졌으면 검찰이나 경찰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국가의 법적 기강을 잡는 기관들이 이 문제를 제대로 다뤄주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니 특사경을 달라고 하는데 그 법도 몇 년째 끌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사장은 “공단은 (사무장병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하고 보험자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며 “검찰과 경찰은 도대체 뭐 하고 있나. 중요한 범죄행위를 국가 사법기관이 아무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환수하기 이전에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이 사람들이 재산을 도피시켜 은닉하고 있다”며 "걷고 싶어도 걷을 수가 없다.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도 공단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이사장은 사무장병원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속한 수사와 전문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최소한의 권한이 바로 특사경이지만 이마저도 요원한 상황이기에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사무장병원은 병원을 차려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사기 치려고 작정한 범죄 집단”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재산을 남겨놓고 압류 당하게 놔두겠나. 미리 도피시켜 놓고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각본까지 다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화이트컬러 범죄를 들여다보면 금융자료를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곳에서만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며 “그런데 이 권한을 가진 수사기관들은 이 문제들을 경시한다. 아쉬운 사람이 샘물 파는 입장으로 특사경 권한이라도 주면 제한된 권한이라도 갖고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했지만 그런 권한도 주지 않으니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사무장병원 사기 집단들은 뭐든 다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사무장요양병원에 있는 노인들의 인권은 뭐가 되겠냐”며 “작은 사회문제가 절대 아니다. 정치적 문제도 아니다. 이건 인권 문제고 건강문제다. 국회에서 해결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목소리가 너무 높아져서 죄송하다"는 말로 답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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