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실 구조 중환자실 개선 논의 제자리걸음
1인실 구조인 미국 중환자실, 코로나19에도 공사 無
UCSF 의대 강현석 교수 “다인실 구조 중환자실 없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강현석 교수는 최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미국 상황을 전하며 인구 밀도가 높은 한국이 코로나19 발생률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방역 조치를 잘 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강현석 교수는 최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미국 상황을 전하며 인구 밀도가 높은 한국이 코로나19 발생률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방역 조치를 잘 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을 겪은 지 1년 9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중환자 진료체계다. 우리나라 중환자실은 여전히 다인실 구조다. 환자 분류(triage)와 우선순위(priority) 논의도 제자리걸음이다.

때문에 코로나19 유행 기간 내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마련하느라 대학병원은 ‘공사판’이었다. 유행 상황에 따라 다인실 구조인 중환자실을 1인 음압격리실로 개편하는 공사를 수차례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대한중환자의학회 등 전문가들이 지적해온 준중환실 도입, 환자 분류와 우선순위 논의, 수가 현실화 등 중환자 진료체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K-방역’의 이면이기도 하다. 시설 ‘공사’ 없이 감염병 환자도 바로 입원시켜 진료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나라에서 보면 ‘이해하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다. 미국이 그렇다. 미국 의료기관의 중환자실은 전부 1인실에 공조 시설도 분리돼 있다. 또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중환자 수준으로 지켜봐야 하는 환자가 입원하는 준중환자실도 갖췄다. 이를 PCU(Progressive Care Unit) 또는 스텝 다운 ICU(Step down ICU)라고 부른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강현석 교수는 미국 의료기관들은 한국처럼 중환자실을 공사하지 않아도 바로 코로나19 중환자를 입원시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난 8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미국 상황을 전하며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중환자 병상을 단기간에 추가로 확보하는 한국 의료기관에 대해 “그렇게 빨리 할 수 있는 일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강 교수는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신선했던 부분은 중환자실(ICU)과 스텝 다운 ICU가 따로 있다는 것이었다”며 “중환자실은 심각한 중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케어하는 곳이고 인공호흡기가 필요하지만 그(중환자)보다는 괜찮은 환자들은 스텝 다운 ICU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었다. 중환자실 병상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비용효과를 얻어내는 듯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다인실 구조인 중환자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모두 1인실이며 공조 시설도 다 분리돼 있다”며 “이게 최소한의 시설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호흡기 감염병을 앓는 중환자도 입원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중환자실을 만든다”며 기존 중환자 진료체계를 활용해 코로나19 중환자도 진료할 수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미국은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지금까지 한 번도 ICU가 부족했던 적이 없었다”며 “부족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지난해 3월 ICU에 입원했던 기존 환자들을 소개했는데 예상했던 만큼 수요가 없어서 다시 일반 중환자들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아이다호(Idaho)주는 지난해 7월 병상이 부족해서 일반 환자를 받을 수 없어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이동해서 치료받는 일도 꽤 많았다”고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입원 절차도 다소 간소화됐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코로나19 검사 없이 입원할 수 있도록 완화한 것이다.

한국은 높은 인구 밀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다며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인상 깊었다. 한국은 인구도 많고 인구 밀도도 높은 나라인데 코로나19 발생률을 낮게 억제할 수 있었던 게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통제 등 방역 조치를 잘 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미국이 따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