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3명 중 1명 부스터샷 마쳐
미국, 전체 접종 완료자 대상 부스터샷 방침에 FDA 제동
“고연령층 외에는 부스터샷 이익 크지 않을 것”
“mRNA 백신 부작용도 고려해야”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효과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 등을 높인 ‘업그레이드’된 백신이 아닌 이상 부스터샷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과학자 18명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일반 대중에게 광범위한 부스터샷은 필요하지 않다”는 논평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로는 광범위한 부스터 샷은 불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스터 샷은 정치가 아닌 과학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부스터 샷을 너무 이른 시기에 자주 접종하면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스터샷을 결정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을 시작해 전체 인구 3명 중 1명 꼴인 300만명 이상 3차 접종을 마쳤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부터 2차 접종을 마친 지 8개월 이상 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FDA는 부스터샷 대상을 65세 이상 고령자와 중증질환자 등으로 제한했다.

우리나라 방역 당국도 2차 접종을 마친 지 6개월이 지난 고령층을 대상으로 10월 이후부터 부스터샷을 추진한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으로 부스터샷 대상을 제한하되 전체 인구로 그 대상을 확대할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부스터 백신을 접종했을 때 생기는 피해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의 이익과 손해를 평가할 때 연령이 굉장히 중요하다. 높은 연령대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이익이다. 부스터샷도 비슷하다”며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부스터 접종을 하는 게 이득일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이어 “2차 접종으로 중증화와 사망을 예방해주는 효과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유지된다. 부스터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감염예방에 대한 부스팅”이라며 “접종 관련 피해와 이익을 분석할 땐 중증화와 사망 예방으로 봤기에 그렇게 되면 이익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작용 우려도 지적했다. 정 교수는 “mRNA 백신 접종 이상 반응 중 하나인 심근염의 경우 1회 접종 때보다 2회 접종일 때 더 많이 보고된다. 그렇다면 2회보다는 3회 접종할 때 더 맣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했다.

부스터샷 필요성을 강조하는 백신 제조사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교수는 “처음 부스터샷을 얘기할 때는 유전정보를 교체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는 게 mRNA 백신의 장점이라고 했지만 어느 순간 기존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결국 똑같은 백신을 3차례 맞는 것이다. 지금 전문가들의 불만이 거기에서 출발한다. 업데이트한 백신이 아닌 똑같은 백신을 세 번이나 맞아야 하느냐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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