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일부 비전문의 병원 ‘불법 표기 간판’ 지적
국민 97% 피부과 전문의 진료 선호…85% ‘전문의’ 구별 못해
“국민과 소통 통해 피부과 전문의 중요성 강조할 것”

국민 10명 중 9명은 피부과 전문의에게 피부질환 치료를 받고 싶으나 피부과 전문의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는 9일 ‘피부는 피부과 전문의에게’라는 주제로 열린 제19회 피부건강의 날 기념 미디어 간담회에서 대국민 피부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실시한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최근 6개월 내 피부 문제로 병원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을 통해 피부과 전문의가 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후 습진, 아토피피부염 등의 피부질환과 피부 미용 문제를 어떤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은지 조사한 결과, 각각 97.0%, 90.6%의 응답자가 피부과 전문의에게 치료받고 싶다고 답변했다.

피부질환 및 피부 미용 문제를 치료받고 싶은 의사의 선호도를 조사한 그래프(사진제공: 대한피부과학회)
피부질환 및 피부미용 문제를 치료받고 싶은 의사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그래프(사진제공: 대한피부과학회)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피부과 전문의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피부과 전문의를 구분할 수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 531명을 대상으로 ‘피부과 전문의 자격 구분’, ‘피부과 전문의 간판을 구별’ 등 두 개의 항목에 대해 추가 질문한 결과 각각 76.8%, 72.0%의 오답률을 기록했다.

피부과 전문의 병원으로 알고 방문했지만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사례도 많았다.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피부과라고 적혀 있으면 모두 전문의 병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라고 답한 응답자가 72.4%로 가장 많았고,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는 모두 전문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가 18.4%, ‘피부질환은 중증이 아닌 경우가 많아 전문의 병원을 반드시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가 8.6% 순이었다.

특히 70% 가량의 응답자가 병원 간판의 표기로 인한 오해를 이유로 들었는데, 일부 비전문의 병원이 ‘진료과목’이라는 글씨를 누락하거나 눈에 잘 띄지 않게 간판을 제작해 환자들에게 피부과 전문의 병원인 것처럼 착각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전문의 병원의 경우 간판에 ‘진료과목: 피부과’로 표기해야 하며 피부과의 글씨는 상호 크기의 ½이하로만 가능하다.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는 “불법표기 간판들로 인해 환자들이 피부과 전문의를 잘못 구분하고 있다”며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찾으려면 병원 상호 앞에 피부과 전문의라고 쓰인 빨간색 로고, 간판에 피부과의원 표기 여부, 피부과 의사회 인증마크와 의사의 자격증 및 약력 등을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 구분 방법(사진제공: 대한피부과학회)
올바른 피부과 전문의 구분 방법(사진제공: 대한피부과학회)

대한피부과의사회 이상준 회장은 “국내 의사 13만 명 중 피부과 전문의는 2%에 불과한데 실제로 피부미용 진료를 하는 의사는 2만~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반 환자들은 내 피부를 어떻게 치료 받고 진료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민단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병원을 방문해도 전문의 병원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도 어렵다”며 “간판에 피부과라고 돼 있어도 들어가도 피부질환을 보지 않는다는 진료거부가 일어나 피부과 전문의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환자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피부과 전문의를 잘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며 “법적으로 빨간색 사각형 로고가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피부과학회는 피부과 전문의와 피부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등을 활용해 국민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피부과학회 박천욱 회장은 “모든 국민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피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피부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피부과 전문의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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