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기대주 한올바이오파마②
정승원 대표 “오픈 콜라보레이션 시작…국내외 파트너와 손잡을 것”
실패의 가치 강조…“개인에 연구실패 책임 묻는 문화 경계해야”

한올바이오파마는 토종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등장을 전망할 때 빠지지 않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을 개발하고 있는 한올바이오파마는 이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한 총 6개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세계 최초 안구건조증 바이오의약품이란 타이틀을 노리는 'HL036'도 개발 중이다. 그럼 이 후보물질들의 상업화는 언제쯤 가능할까. 또 이를 위한 글로벌 전략은 뭘까. 한올바이오파마 글로벌 연구개발(R&D) 및 이노베이션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정승원 공동대표를 만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때로는 실패도 겪어봤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도 도전하는 자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움의 기회로 삼는 태도가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한올바이오파마가 추구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국내외 R&D 및 이노베이션 전략을 총괄하는 정승원 대표의 말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등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대웅제약과 함께 ‘오픈 콜라보레이션’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7월 미국 바이오기업인 뉴론(Nurron Pharmaceuticals)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한 데 이어 8월에는 알로플렉스(Alloplex Biotherapeutics)에 100만 달러 규모의 공동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진취적인 모습이다.

정승원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이제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앞으로 기하급수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더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정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의 R&D 문화는 대내외 전문가들과 함께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후보물질 발굴(discovery)부터 개발(development)을 해나가는 동시에, 외부에서도 잠재력 높은 신약후보물질들을 발굴해 협력하며 신약을 개발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열린 자세로 글로벌 기업, 과학자 등과 혁신적인 신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국내든 해외든 우리가 추구하는 비전과 일치한다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수와 실패, 회피하려고만 하면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없어

이는 한올바이오파마의 파이프라인 다각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면역학, 안과학, 면역종양학 등 세 가지 질환 영역에서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는 한올바이오파마는 ‘신경학(neurology)’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신경학은 정승원 대표가 과거 노바티스와 UCB 등 글로벌 제약사에 몸담으며 직접 경험을 쌓은 질환 영역이기도 하다.

정승원 대표는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준비하고 있는 신약 중에서 1~2개는 5년 안에 상용화가 돼서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또 3~4개 신약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시험에 진입해 있고, 5~6개의 전임상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게 목표”라며 앞으로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단지 매출 확대만을 위해 이토록 파이프라인 확보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정승원 대표는 “한올바이오파마는 다양한 기업과의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을지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중심적 사고(Patient orientation)’는 정승원 대표가 생각하기에 한올바이오파마뿐만 아니라 ‘K-바이오’라는 이름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계에 필요한 자질이다.

그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시작과 마지막에는 모두 환자가 있다. 환자들에게 어떤 니즈가 있고, 어떤 식으로 치료 받고 있고, 어떤 치료가 필요할까 등 환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이것이 제약바이오기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통용되는 ‘사회적 책무’라는 단어는 이행하면 좋고 이행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뉘앙스를 띄게 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모든 활동이 환자중심적 사고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승원 대표는 “‘실패하면 당신이 책임져’라는 문화가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라고 지적했다.

정승원 대표는 혁신신약 개발을 시도하는 데 있어 실패가 갖는 가치와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이 ‘실패’에 좀 더 너그러워져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단, 실패에서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는 정승원 대표가 강조하는 ‘이노베이션’의 핵심이기도 하다.

정승원 대표는 “실수와 실패를 회피하려고만 하면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없게 된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은 항상 실패를 염두에 둬야 한다. 어떤 임상시험이든 실패할 수는 있다.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는 실패 유무가 아니라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올바이오파마가 어떤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Globally respected)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한 정승원 대표가 이끄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이전 실패을 어떻게 성공의 토대로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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