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동반 입원 결정한 엄마
의료진, 침대 치우고 바닥에 매트 깔아
“세심하게 챙겨준 의료진에 큰 감동”

건양대병원 33병동에 입원했던 13개월 확진자 아동과 보호자. 그리고 간호사. 의료진은 모녀를 위해 음압격리병실의 침대를 치우고 바닥에 매트를 깔았다.(사진제공: 건양대병원)
건양대병원 33병동에 입원했던 13개월 확진자 아동과 보호자. 그리고 간호사. 의료진은 모녀를 위해 음압격리병실의 침대를 치우고 바닥에 매트를 깔았다.(사진제공: 건양대병원)

음압격리병실에 들어간 간호사들은 침대를 밖으로 치우고 바닥을 구석구석 닦았다. 침대가 사라진 자리에는 깨끗한 매트와 푹신한 이불이 깔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건양대병원 33병동에서 벌어진 일이다.

침대를 꺼내고 바닥에 매트를 깐 이유는 이 병실에 입원할 코로나19 환자 때문이다. 생후 13개월 된 딸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엄마도 함께 병실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건양대병원 의료진은 모녀를 위해 병실 구조를 바꿨다. 낙상 위험이 있는 높은 환자용 침대를 치우고, 소독 티슈로 병실 바닥을 깨끗이 닦은 것. 아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매트와 이불을 까는 등 세심함을 더했다.

의료진의 배려로 아기는 열흘 동안 치료를 받은 후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그리고 아기의 엄마가 지역 맘 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사연이 알려졌다.

아기의 엄마는 “아기를 지켜내야만 한다는 생각에 속으로 울었는데 방호복을 입고 힘들 텐데도 친절하고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의료진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음압병동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7세 여아가 코로나19에 걸리자 담당 교사가 함께 입원한 사례도 있었다. 아이가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며 격리병실에 입원하는 것을 거부하자 담당 보육교사가 돌봄을 자처했다. 건양대병원 의료진은 방호복 착용과 동반 입원 생활에 대해 설명하며 보육교사를 도왔다.

33병동 정미희 간호사는 “답답하고 무거운 방호복을 입고 고된 근무를 이어나가는 의료진에게도 많은 고충이 따르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하는 환자들 저마다 힘들고 안타까운 사연이 있기에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준 의료원장은 “사람을 향한 진심과 사랑은 코로나 전담 병동에서도 피어난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며 “어떠한 위험이 닥쳐도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