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성인 및 청소년 1,150명 대상 온라인‧모바일 설문조사 결과
20대 코로나19 이후 우울 평균 점수 8점 이상
월소득 150만원 이하 저소득층 우울 평균 점수 9.5점
백종우 교수 “여성 저소득층의 고통 커…실질적 지원 강화 등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사회 구성원 가운데 ‘20대‧여성‧저소득층’의 우울‧불안도가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팀은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연구의 1세부, 1차 양적 연구(일반 인구 집단 대상)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원 교수가 정신건강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제공: 경희의료원)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원 교수가 정신건강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제공: 경희의료원)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국민의 심리, 정신보건 측면에 주는 영향력을 분석하고, 공중보건 위기 상황 발생 시 필요한 정신 보건적 지원 및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진행됐다.

1세부 연구는 경희대병원 백종우 교수팀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일반 인구 및 특수 취약 집단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 평가’로, 2세부 연구는 서울대병원 주관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의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 평가’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올해 3월 26일부터 4월 29일까지 전국 광역시도 거주 성인 및 14세 이상 청소년 총 1,1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우울 ▲불안 ▲사회적지지 ▲일상 생활 장애 ▲불면증 평가 ▲자살경향성 ▲질병 취약성 인식 ▲백신 접종 의지와 백신 선택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 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등으로 구성했다.

조사 결과 우울과 불안 지표는 코로나19 유행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악화됐다. 특히 우울, 불안, 불면, 자살경향성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에서 20~30대 젊은 층과 여성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울과 불안, 사회적지지 부족 정도, 일상생활장애 정도, 불면, 자살경향성 등 정신건강지표에서 가계소득 3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유행 전/후 우울 평균 점수(사진 제공: 경희의료원)
코로나 유행 전/후 우울 평균 점수(사진 제공: 경희의료원)

구체적으로 20대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우울 평균 점수가 8점 이상으로 연령대 중 가장 높았으며, 여성이 6.5점으로 남성(5.9점)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저소득층의 경우 월 소득 150만원 미만 군은 9.5점, 300만원 미만 군은 7.5점으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우울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조사 참여자들의 백신 접종 의지는 총 5점 만점에 4.1점으로 전반적으로 높았으며 ▲부작용 발생률 ▲예방효과 ▲면역 효과 지속기간 등을 백신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인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예방행동, 코로나19 관련 염려 등은 5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심리‧사회적 지원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0.1%가 가족의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경제적 지원, 정부‧지역사회의 정확한 정보 전달 순이었다.

코로나19 관련 필요한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코로나19 관련 필요한 심리/사회적 지원의 필요성

백 교수는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나라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인내하고 있지만, 우울‧불안‧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의 문제가 전 연령과 계층에 심각한 상황으로 특히 젊은 층과 여성. 그리고 저소득층이 더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일본에서도 작년 가을부터 자살이 급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양육부담 증가와 비정규직, 실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으며 우리도 젊은 층, 여성 저소득층의 고통이 큰 상황에서 실질적인 지원 강화와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연구실무를 총괄하는 서울대 박한선 박사는 “근거 기반의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형 재난 정신건강서비스 모델 및 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이 발주한 감염병 의료기술 근거생성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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