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ALK 저해제 치료 전제 등으로 '로비큐아' 허가
허가사항에 경쟁 관계 '알레센자'는 포함 '알룬브릭'은 제외

기존 2세대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표적치료 옵션인 화이자 '로비큐아(성분명 롤라티닙)'가 국내 도입됐다. 하지만 허가사항에 가장 최근 1차 치료 적응증을 확대한 다케다 '알룬브릭(성분명 브리가티닙)' 관련 내용이 빠져 반쪽짜리 허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29일 화이자가 개발한 3세대 ALK 저해제 '로비큐아'의 시판허가를 승인했다.

'로비큐아'는 ALK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 시 이전에 '알렉티닙' 또는 '세리티닙'을 1차 ALK TKI로 치료받은 경우 또는 '크리조티닙' 및 적어도 다른 1개의 ALK TKI로 치료받은 경우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단독요법으로 허가됐다.

2세대 ALK TKI 치료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ALK G1202R, I1171T 변이 등 광범위한 ALK 내성 변이를 억제하는 3세대 ALK TKI인 '로비큐아'는 내성 변이에 대한 효능을 유지하고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도록 개발됐다. 이를 통해 ALK TKI 내성이 발생한 환자와 뇌전이 환자에게 효과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국내에는 2세대 ALK TKI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한 후속 표적치료 옵션이 없어, 환자에게 남은 선택지가 항암화학요법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식약처는 후속 치료가 필요한 국내 환자들이 허가 전 '로비큐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3월 12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밖에 제약사의 환자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해 예외적으로 사용돼 왔다.

이번에 '로비큐아'가 정식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환자들도 이제 1차 치료에 1세대 ALK TKI인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치료를 받고, 2차 치료에 2세대 ALK TKI를 선택할 경우 이후 '로비큐아' 치료가 가능해, 최대 세 가지 표적항암제로 항암요법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로비큐아의 허가사항에 2세대 ALK TKI인 다케다의 알룬브릭이 제외돼, 이러한 상황이 향후 ALK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ALK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잴코리' 보다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크게 개선한 로슈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가 1차 치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지난 4월 다케다 '알룬브릭'이 1차 치료에 급여 확대되면서, 향후 이 두 제품이 1차 치료 시장을 양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세대 ALK 저해제 치료에 실패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로비큐아'가 등장했는데, 그 허가사항에 '알레센자'를 사용한 경우는 포함된 반면 '알룬브릭'을 사용한 경우는 제외된 것이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식약처에 '로비큐아'의 허가를 신청할 당시 유럽과 미국의 적응증을 그대로 신청했는데, 이 때 알룬브릭은 늦게 1차 치료 적응증이 확대돼 반영이 안 돼 국내 허가사항에도 그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로비큐아' 허가사항 변경을 진행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향후 허가사항 대로 '로비큐아'의 급여 기준이 정해질 것인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국제 가이드라인은 치료제 종류와 상관없이 이전 ALK TKI 치료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 '로비큐아' 후속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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