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판매량 고려 시 영향 없어…대유행으로 출고 증가”
휴마시스·에스디바이오센서, 정식 허가 절차 진행 중

4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진단키트 업계는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학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가검사키트가 이번 대유행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도 자가검사키트가 4차 대유행에 미친 영향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다중이용시설을 위한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자가검사의 한계상 정확도를 담보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15일에는 “(자가검사 결과) 음성이었다가 나중에 진단검사에서 확진된 사례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PCR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적이 없으며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4차 대유행으로 자가검사키트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해 선별진료소까지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자가검사키트 국내 판매량이 저조하다며 4차 대유행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유통을 맡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그간의 판매량을 봤을 때 위음성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4차 대유행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판매량을 기록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4차 대유행 이후 출고량이 10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검사키트로 4차 유행이 발생한 게 아니라 반대로 4차 유행으로 자가검사키트 판매량이 늘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자가검사키트로는 국내 첫 식약처 정식허가를 받은 래피젠 또한 자가검사키트의 역할을 강조했다.

래피젠 관계자는 “자가검사키트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선별진료소를 방문할 의지가 없는 무증상자를 발견해내는 것”이라며 “제품에도 증상이 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PCR 검사를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사 제품은 임상시험을 통해 식약처가 제시한 기준인 민감도 90%를 초과 달성했다”며 앞서 조건부 허가를 얻은 제품들과 선을 긋기도 했다. 앞서 래피젠은 지난 5월 은평성모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사용적합성 평가 또한 모두 마쳤다.

이 가운데 기존에 조건부 허가를 얻었던 휴마시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정식 허가 획득이라는 관문 앞에 섰다. 임상시험 결과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두 기업 모두 허가 후 3개월 내 개인 사용에 대한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허가일인 지난 4월 23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이번 주까지 자료 제출을 마무리해야 한다. 자가검사키트 정확도 논란을 불식시키거나 가중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두 기업 모두 말을 아끼면서도 정식 허가 신청이 진행 중에 있음을 시사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임상시험 자료 제출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존에 식약처와 논의됐던 절차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 또한 “자세하게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잘 진행되고 있다. 주말 간에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의 논란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앞선 조건부 허가는 사용방법과 효과 등을 검토한 결과”라며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안내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정식허가 신청과 관련해서는 “식약처는 정해진 법령에 따라서 기준을 세워 심사를 할 따름이다. 이미 가이드라인, 안내서 등을 발표한 바 있다"며" 최근 논란으로 인해 일순간 허가에 대한 부분이 변하는 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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