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일부 국가들에 자제 촉구…이스라엘, 부스터 샷 최초 승인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접종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백신 개발사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서 일명 '부스터 샷'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스터샷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기존에 접종한 백신을 또다시 ‘추가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1회 접종 백신을 2회 접종하는 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을 고려 중인 일부 국가들에게 중단을 촉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사무총장은 "델타 변이가 맹렬한 속도로 전 세계를 휩쓸며 새로운 감염 및 사망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모든 국가가 동일한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현재 국가 안팎으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지는 '투 트랙 팬데믹(two-track pandemic)'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델타 변이가 예방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취약 계층을 감염시키고 의료 시스템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접종률이 낮은 국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델타 변이는 현재 104개국 이상에 퍼져있으며, 곧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우세종이 될 것"이라며 "백신 자체가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 흐름은 백신이 이 바이러스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백신 공급의 글로벌 격차는 매우 고르지 않고 불공평한 상황"이라며 "일부 국가들은 다른 국가가 의료 종사자 및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도 전에 실제 수백만 건의 추가 접종을 주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 접종은 심각하고 치명적인 코로나19에 대해 오래 지속되는 면역을 제공하며, 현재 우리의 우선순위는 접종과 보호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라며 "모더나와 화이자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국가에 부스터 샷 공급을 우선시하기보다 코박스(COVAX), 아프리카 백신 조달 태스크 팀 및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주 목요일 화이자가 부스터 샷에 대한 긴급 승인 요청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화이자는 자사의 백신이 델타 변이에 대해 매우 활성이 높지만,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항체가 약해지면서 재감염의 위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부스터 샷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화이자는 1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담당자와 만남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부스터 샷 긴급 승인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전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한발 앞서 11일 화이자 백신의 3차 접종(부스터 샷) 계획을 발표하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 혹은 간 이식을 받은 환자와 같이 면역이 저하돼 있는 고위험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부스터 샷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이 전세계 국가 중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을 공식 승인한 국가가 된 것이다.

게다가 11일 발표에 따르면, 추후 이스라엘 전체 인구에게 추가 접종를 제공할지 여부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백신 양극화에 대한 논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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