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의료정보학회 학술대회서 IoT 임상시험 적용 심포지엄 진행
인핸드플러스 “AI 복약 모니터링…임상시험 참여자 복약관리 가능”
유형주 교수 “스마트임상 개발 시 병원과 보안 관련 협의 난항”

보수적인 의료계에도 ‘스마트’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임상시험은 환자 관리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상당한 노력을 줄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물인터넷을 뜻하는 IoT(Internet of Things)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과 서비스를 일컫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기술이 적용되기까지는 보안, 기술 개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지난 8일 열린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임상시험 안전성·유효성 평가 위한 IoT 기술 적용’ 심포지엄에서는 임상시험 시 적용 가능한 최신 IoT 기술 소개와 적용 과정에서 나타난 한계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임상시험 안전성·유효성 평가 위한 IoT 기술 적용’ 심포지엄 인핸드플러스 이휘원 대표 발표사진.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임상시험 안전성·유효성 평가 위한 IoT 기술 적용’ 심포지엄 인핸드플러스 이휘원 대표 발표사진.

"임상시험 참여자 AI로 복약 관리…처방전 연계는 아직"

‘스마트워치 및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복약관리 솔루션’을 주제로 발표한 인핸드플러스 이휘원 대표는 임상시험에 적용 가능한 자사 솔루션의 강점으로 ‘확장성’과 ‘편리함’을 꼽았다.

이휘원 대표는 “스마트워치는 AI 기반의 복약행동 모니터링과 디지털 복약관리 플랫폼 등 두 가지의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며 “임상시험 시 약병에 전자태그를 붙일 수 있고, 스마트워치와 전자태그 간 무선통신기술이 적용돼 스마트워치 착용자가 태그가 붙은 의약품 복용 시 행동이 감지된다. 스마트워치에 내장된 카메라 센서로 복약 행동을 분석한 후, 분석 결과를 앱과 웹을 통해 실시간 연동한다”고 설명했다.

이휘원 대표에 따르면 복약행동 모니터링은 한 사람이 약병을 열어서 약을 복용하고 다시 약병을 닫기까지의 과정을 분석해 복약 확률, 시간과 횟수 등의 데이터를 얻는 기능이다. 모니터링 대상 행동을 확장해 흡입기, 혈당계, 자가주사 사용과 다약제(Polypharmacy) 복용 시에도 적용 가능하다. 스마트워치에 실시간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사용자의 직접 입력이나 추가적인 행동을 필요로 했던 기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과도 차별화했다.

디지털 복약관리 플랫폼에서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받는 메시지 또는 질환에 따른 약물 부작용, 통증 발생 등을 기록할 수 있다고 했다. 활동량, 심박수 등도 기록이 가능해 데이터의 요약 정보를 앱과 앱으로 전송한다고 이휘원 대표는 설명했다.

복약관리 솔루션을 사용자 모드, 관리자 모드로 나눠 각각의 요구에 맞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환자 대상의 사용자 모드에서는 개인의 약 복용과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 관리 대상 환자 수가 많은 관리자 모드에서는 환자 전체 평균값을 보거나 약을 잘 복용하지 않는 환자에 대해 알림을 받는 등 전체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이휘원 대표는 “스마트워치의 KC 등록과 1차 양산을 완료했으며, 2차 제품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병원 처방전과 복약관리 솔루션 데이터가 연동되고 있지는 않다. 임상시험 계획 단계에서 약 복용 데이터를 공유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아직 일반 환자에게도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솔루션 사용을 원하는 의료진은 앱과 웹에 가입 후 환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게 된다. 회사는 환자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의료진이) 스마트워치 사용 환자의 약 복용 정보만 기록해주면 이후 스마트워치 데이터를 앱 또는 웹을 통해 공유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임상시험 안전성·유효성 평가 위한 IoT 기술 적용’ 심포지엄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유형주 연구교수 질의응답 사진.
2021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임상시험 안전성·유효성 평가 위한 IoT 기술 적용’ 심포지엄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유형주 연구교수 질의응답 사진.

"스마트임상, 보안 중요한 병원과의 협의에 시간 소요 多"

같은 날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유형주 연구교수는 ‘스마트임상시험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평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개발 과정에서 겪은 한계를 나누기도 했다.

유형주 교수는 “임상시험 환경에서 피험자, 즉 연구 대상자가 자가 보호를 시행하고 연구진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자 했지만, 처음부터 하나의 산을 마주했다”며 “기존에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된 연구가 없었으며, 유사한 연구들조차 하나의 개별 임상시험을 위한 앱으로 특정 패턴에만 대응하는 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하고자 했던 앱은 다양한 약물의 임상시험에 모두 활용될 수 있는 앱으로 범용성이 필요했다”며 “다양한 이상반응에 대응하고, 다양한 의료기기와 연동 가능하며, 각 과에서 필요로 하는 임상적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필요했지만, 아이디어만으로 처음부터 앱을 만들어야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앱 데이터 연동 시에는 기술적인 어려움보다도 보안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고 토로했다.

유형주 교수는 “병원은 환자 데이터를 중요하게 다루기 때문에 외부 데이터가 병원으로 들어갈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 초반에 보안과 관련한 행정적 노력이 많이 요구됐다”며 “안전성의 설명부터 다양한 보안 관련 행정 요청이 있어서 협의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사용자가 생체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이 측정기기, 단말기, 데이터 통신, 서버, 병원 내부망으로 전달되는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각 단에서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들어오는지 시험하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다양한 기능을 통합할 때 어려움이 있어 회의를 통해 해결해 나갔다”고도 했다.

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경환 교수는 “저 또한 병원에서 정보화 관련 일을 꽤 오랫동안 해 왔다. 앱이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병원이라는 큰 문턱을 넘어야 한다”며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보안 문제는 가장 높은 수준보다 가장 낮은 수준에서 문제가 돼 여러 데이터나 정보가 새 나가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병원에서 엄격한 보안을 요구하는 등) 양측의 입장이 존재한다”며 “그러나 병원정보시스템과 임상시험시스템간 연동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에 병원과 임상시험센터에서도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추진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첨언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