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폐암 2차 치료에 초고속 행보…7월부터 급여 예고
'타그리소', 폐암 환자들이 나서 심평원에 1차 급여 확대 호소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반년 만에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에 성공하며 초고속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먼저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1차 치료 급여 진입에 번번히 실패하며 급기야 환자들이 나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회, 해당 제약사 등에 빠른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1일 '이전에 EGFR-TKI 투여 후 질병 진행이 확인된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렉라자' 단독요법 급여를 공고했다. 시행일은 내달 1일이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신약 31호로,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이다. 지난 1월 18일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았으며, 국내 허가 반년 만에 급여권에 진입했다.

진행성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EGFR-TKI를 사용할 경우, 환자의 절반 수준에서는 획득 내성 변이인 'T790M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렉자라' 이전에 해당 적응을 증 가진 치료제는 '타그리소'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로써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맞붙게 됐다.

한편, 이미 2018년 12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적응증을 확대한 '타그리소'는 허가 2년 반이 넘도록 급여 진입에 실패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 이후 곧바로 급여 확대를 시도했지만,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보류 및 부결을 반복하며 회사가 제출한 보안 자료를 번번히 무산시켰다.

4월 암질심에서 타그리소 1차 급여 확대안이 또 다시 부결되자, 급기야 폐암 환자들이 나서 심평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학회와 제약사에 급여 촉구를 호소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졌다.

심평원 민원 제기 모습
심평원 민원 제기 모습

폐암 환자와 가족들은 한국혈액암협회의 도움을 받아 타그리소 1차 급여화를 위한 서명활동을 전개했으며, 활동한 지 1주일 만에 1,713명이 참여해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에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폐암 환자와 가족들은 대한폐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및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에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 줄 것으로 호소하며 타그리소 급여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폐암 환자와 가족들은 "매달 600만원이 넘는 비용 앞에 환자와 가족들은 절망하고 있다"라며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급여화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이번에는 제발 비용 걱정없이 타그리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결론이 나면 좋겠다'는 기대에 부풀었다가, 급여화가 좌절되었다는 소식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허망함에 빠져버린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타그리소는 환자 입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치료제"라며 "암질심에서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급여화를 다시 검토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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