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뇌혈관질환 등 인지장애 조기 판별 기준 마련
연령별 백질고강도신호 판독해 뇌혈관질환·혈관성 치매 위험 가려내
뇌 MRI 정상이라도 백질고강도신호 지도 범위 넘어서면 관리 해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백질고강도신호 확률지도. 60세부터 80세 이상까지 각 연령별로 표준 지도를 만들어 뇌혈관질환 등 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을 판별할 수 있다(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백질고강도신호 확률지도. 60세부터 80세 이상까지 각 연령별로 표준 지도를 만들어 뇌혈관질환 등 인지장애 발생 가능성을 판별할 수 있다(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동양 최초로 대뇌 백질고강도신호 확률 지도 개발에 성공했다. 단순한 노화 현상과 인지장애 가능성을 판가름할 정량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의 연령별 백질고강도신호 확률지도를 완성해 검증을 마쳤다고 7일 밝혔다.

백질고강도신호는 뇌혈관질환이나 혈관성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다. 뇌 MRI 검사를 통해 관찰 가능하지만 고령자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는 증상이라 단순 노화로 치부해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뇌혈관질환을 앓을 확률이 더 높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대뇌 백질고강도신호 연구 데이터가 대부분 서양인에 맞춰져서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orean Longitudinal Study on Cognitive Aging and Dementia)', '광주 치매코호트연구단(Gwangju Alzheimer’s & Related Dementias)'에 참여한 60세 이상 노인 300명의 뇌 MRI를 토대로 표준 확률지도 개발에 착수했다. 참여자들은 모두 심뇌혈관 질환이 없고 인지능력 역시 정상(cognitively normal)으로 분류됐다.

이렇게 개발한 확률지도를 통해 대뇌 백질고강도신호가 60~64세, 65~69세, 70~74세, 75~79세, 80세 이상 5개 연령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독했다.

연구팀은 백질고강도신호가 실제 나이와 동일한 경우, 실제 나이보다 적은 경우, 실제 나이보다 많은 경우를 선정해 실제 백질고강도신호와 백질고강도신호 확률지도 간 신호 발생 범위를 비교했다.

백질고강도신호 연령이 실제 나이와 동일한 경우, 나이보다 적은 경우, 나이보다 많은 경우 총 3명의 백질고강도신호를 확률지도에 겹쳐서 표기한 그림. 밝은 회색은 정상 부분으로 초록색은 확률지도 범위 내의 백질고강도신호, 붉은 부분은 확률지도를 넘는 범위의 신호다(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백질고강도신호 연령이 실제 나이와 동일한 경우, 나이보다 적은 경우, 나이보다 많은 경우 총 3명의 백질고강도신호를 확률지도에 겹쳐서 표기한 그림. 밝은 회색은 정상 부분으로 초록색은 확률지도 범위 내의 백질고강도신호, 붉은 부분은 확률지도를 넘는 범위의 신호다(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그 결과 백질고강도신호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많을 경우 확률지도 범위를 넘어선 신호가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현재 MRI 촬영 상 인지기능이 정상이더라도 추후에 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따라서 연구팀은 아무리 건강한 노인이라도 백질고강도신호가 백질고강도신호 확률을 넘어선다면 우선 그 원인을 파악하고 주기적으로 인지기능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대뇌백질고강도 신호를 판독할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어 진단이나 치료 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판독 수준을 끌어올려 국내 노인층의 뇌건강을 개선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전문지인 'Neuroimage:Clinical'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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