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진 “올 하반기 백신 임상시료 생산할 타 기업 물색 중”
업계선 이연제약 미숙 지적…“실제 생산까진 상당 시간 소요”
양사, MOU 관계는 유지 입장…“후속 파이프라인 생산 협력”

이연제약과 아이진, 지난해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협력관계를 이어오던 두 회사가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일까.

당초 이연제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임상시료 생산을 맡기기로 한 아이진이 다른 계약 상대를 찾아 나서면서 두 회사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양 사는 후속 파이프라인 공동개발을 위한 협력 기회가 남아있는 만큼 MOU는 유지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성공적인 충주공장 준공’과 ‘신속한 mRNA 백신 개발’이라는 각자의 목표를 앞두고 개운치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7일 개최된 이연제약과 아이진 간의 코로나19 mRNA 백신 생산 및 후속 파이프라인 공동개발 MOU 체결식 모습.

2일 아이진은 올해 하반기 생산할 코로나19 mRNA백신 임상시료 물량을 이연제약이 아닌 다른 기업에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연제약과 아이진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mRNA백신 후보물질 ‘EG-COVID’의 생산 및 후속 파이프라인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아이진 관계자는 “지난해 이연제약과 MOU를 체결하긴 했지만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대량 생산이 필요한 물량은 이연제약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다른 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진은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G-COVID을 개발 중이다.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텍의 mRNA 백신이 약물 전달을 위해 LNP(지질나노입자) 기술을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EG-COVID는 양이온성 리포솜 기술을 활용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아이진은 이달 말 1상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앞두고서 EG-COVID 임상시료 대량생산이 필요한 아이진에게 6월 충주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는 이연제약은 최적의 파트너였던 것.

이연제약은 2017년부터 약 2,900억원을 투입해 충주공장 건립을 진행해왔다. 이연제약은 충주공장 건설을 통해 pDNA(플라스미드 DNA), mRNA, AVV(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등 유전자치료제 임상시료 및 상용화 제품생산에 필요한 대규모 생산 공정을 확보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아이진이 생각한 것과 달랐다.

아이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작 올 하반기 임상시료 생산에 돌입해야 하는 시점에 이연제약 측의 충주공장 준비가 덜 끝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연제약 또한 이러한 아이진 측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지와 통화한 이연제약 관계자는 “아직 아이진과 mRNA 백신 임상시료 생산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건 맞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이진 측이 임상시료 생산을 위해 다른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충주공장 준공은 예정대로 이 달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연제약이 충주공장 생산라인 가동 일정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바람에 계약이 틀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준공 이후 실제 바이오의약품 생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하반기 임상시료 생산을 목표로 한 아이진과 계약을 맺으려했다는 것.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공장의 경우, 준공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실제 생산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밸리데이션도 마쳐야 하고 ‘엔지니어링 런(Engineering Run, 실제 임상 시료 생산 전 최종 확인 과정, 생산 후 품질 적합 여부 평가)’도 해야 한다. 본 생산에 앞서 시생산도 한번 해봐야 한다”며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준공에서 실제 생산까지 3개월가량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양사는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이진 측은 “이연제약과의 MOU는 유지될 에정”이라며 “자사는 mRNA 플랫폼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후속 파이프라인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 때 이연제약과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제약 또한 향후 아이진과의 협력 관계는 계속된다는 입장이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만 보고 아이진과 MOU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며 “아이진과의 MOU는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후속 파이프라인 공동개발에 관한 것이기도 한 만큼 양사의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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