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승인

암젠 '소토라십(상품명 루마크라스)'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신속 허가를 받았다.

소토라십은 이로써 지난 40여년간 미개척지였던 KRAS 유전자 변이 치료에서 첫 표적항암제가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28일 이전에 1회 이상 전신요법을 받은 국소진행성 혹은 전이성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암젠이 개발한 경구용 KRAS G12C 억제제 '소토라십' 사용을 허가 승인했다.

'소토라십'은 미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은 신속심사 대상 의약품으로, 암젠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얻은 객관적반응률(ORR)과 반응지속기간(DOR)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토라십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미 FDA의 결정은 당초 예상했던 허가일보다도 3개월 앞서 이뤄졌다.

KRAS 종양유전자의 발견 이후 지난 40여년간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수많은 제약사들이 끊임 없는 노력을 해왔지만, KRAS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은 지금까지 한번도 성공한 바 없어 환자와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로 남아 있었다.

특히 폐암의 경우, 가장 흔한 비소세포폐암 중 KRAS 유전자 변이 발생 비율이 서양인 기준 약 25%에 달해 EGFR 변이 다음으로 흔하게 보고되며, 동양인에서는 그 비율이 10~15% 정도로 다소 떨어지지만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종양유전자로 알려졌다.

KRAS 유전자 변이는 변이 유형과 위치에 따라 각각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소토라십의 표적이 되는 'KRAS G12C'는 KRAS 유전자 변이 중 글리신의 정보를 가지는 12번 유전자 변이로 전체 KRAS 유전자의 약 44%를 차지한다.

특히, KRAS G12C 변이를 가지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기존 치료법에 내성을 가지기 쉽게 때문에, 다른 유형의 환자 대비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에도 낮은 생존율을 보인다.

예컨데, 2~3차 치료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KRAS 정상형인 환자와 KRAS G12C 변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이 각각 16.1개월, 6.4개월로, KRAS G12C 변이를 가질 경우 정상형에 비해 전체생존기간이 절반도 미치치 못한다.

이같은 의료적 미충족 수요를 바탕으로 소토라십은 임상시험 돌입 3년 만에 '최초(First in Class)의 KRAS G12C 억제제'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허가 근거가 된 소토라십의 초기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르면, 이전에 치료 경험(항암화학요법 및 면역항암요법)이 있고 KRAS G12C 변이를 가진 124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소토라십은 36%의 객관적반응률(ORR)을 나타냈으며, 그중 58%는 6개월 이상 치료반응을 지속했다.

미 FDA는 이를 근거로 소토라십 960mg 1일 1회 용법을 조건부 승인했으며, 암젠은 추후 확증적 임상시험을 통해 이를 확정할 수 있다. 또한 미 FDA는 소토라십 허가 조건으로 240mg 용법에 대한 시판 후 추가 임상시험 시행을 제안했고, 암젠이 이를 수용해 추가적인 연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미국에서의 허가 심사기간 단축으로 소토라십의 국내 도입 역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은 소토라십의 초기 임상시험 개발 단계부터 주요 아시아 국가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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