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엔, 7월 최대주주 지위 올라…3년간 보호예수
“기존 주주가치 방어 위해 수익가치 평가 방식 선택”

신라젠이 엠투엔과 총 6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본계약 규모 책정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라젠 내부 전경.
신라젠 내부 전경.

신라젠은 지난달 31일 우선협상대상자인 엠투엔과 총 6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젠은 엠투엔에 보통주식 1,875만주를 주당 3,200원에 발행한다. 납입일은 오는 7월 15일이다.

평가 금액은 2,057~3,200원으로 양사는 상한금액으로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당시의 주가는 1만2,100원이었다.

신라젠은 지난 4월 14일 투자금액, 자본의 성격, 자금조달 계획 등 종합적인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신라젠은 한국거래소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11월 5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 신규 최대주주 지분율 15% 이상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투엔은 지난해 8월 사명을 ‘디케이디엔아이’에서 ‘엠투엔’으로 변경,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바이오사업을 선택했다.

본 계약 체결 사실과 더불어 이번 계약이 업계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번 신주 발행가액 산정이 다소 이례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전 임원의 횡령·배임혐의 발생에 따라 2020년 5월 8일부터 현재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돼 기존 발행가액 산정방법을 적용할 수 없었다.

이에 신라젠은 수익가치 평가 방식 중 하나인 미래현금흐름할인모형(DCF Model)을 이용해 자사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로 결정하고 회계법인과 함께 발행가액을 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신라젠은 좀 더 일반적인 방식인 자산가치 평가로 기업가치를 산정하지 않은 데에 대해서는 “(신라젠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항암제 신약개발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신약 상업화 과정을 앞둔 신라젠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신라젠은 “회사가 속한 바이오 신약개발산업은 개발 중인 신약의 글로벌 판매가 성공할 경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개발과정에서 관계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신약의 개발시작부터 시판승인에 이르기까지 10~15년 또는 그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며, 그 중에서도 항암제 신약분야는 다른 질환치료제 대비 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반면 성공확률은 낮은 고위험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이런 회사의 특성상 자산가치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경우 현저히 저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자산가치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경우, 저평가를 피할 수 없으며 이는 기존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도 악영향을 미치리라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2019년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6만8,778명으로, 보유 주식 비율은 전체 주식의 87.68%에 이른다.

한편, 이번 본계약에서 엠투엔은 신라젠 신주 전량을 3년간 보호예수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자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엠투엔과 본계약 체결을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할 것이다”면서 “본계약을 이후에도 양사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거래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엠투엔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 진출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면서 “신라젠과 동반성장 및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당사와 미국 바이오기업 GreeFireBio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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