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등 노령 반려동물 치료제 수요 증가 추세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 새로운 성장 동력 될 것”

국내제약사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당뇨병, 인지기능장애 등 노령의 반려동물이 앓기 쉬운 질환에 연구개발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19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26.4%인 591만 가구에 달하며, 국내 반려동물 전체 시장 규모는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과 관련해 노령의 반려동물 치료를 위한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입장이다. 또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았던 반려동물 치료에 선택권을 늘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7일 대한수의학회에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DWP16001)’의 당뇨병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자 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대웅제약이 인체용 의약품으로도 개발 중인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오는 2023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반려견의 당뇨병은 약 300마리 중 1마리, 반려묘는 약 200마리 중 1마리에서 발생된다. 반려동물의 경우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이 대부분이며, 인슐린 의존성은 제1형 당뇨병을 지칭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당뇨병 치료 목적의 경구용 동물의약품은 없고 대부분 인슐린 주사로 치료가 진행된다.

이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윤화영 교수팀을 포함해 5개 기관은 인슐린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혈당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슐린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을 8주간 1일 1회 병용투여한 군과 3일 1회 병용투여한 군의 당화단백질 농도(fructosamine)와 공복혈당(fasting glucose), 인슐린 용량의 변화를 비교해 혈당 조절 효과를 평가했고 추가로 체중과 혈압의 변화를 관찰했다. 당화단백질 농도는 2~3주간의 평균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이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대웅제약은 연구 결과 당화단백질 농도는 1일 1회 병용투여군의 경우 약 20%, 3일 1회군은 약 15% 감소해 두 그룹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혈당 강하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인슐린 투여 용량변화는 1일 1회 병용투여군은 25%, 3일 1회 투여한 군은 15% 용량 감소됐고, 1일 1회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또 공복혈당의 경우 두 그룹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지만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체중은 1일 1회군에서 5%, 3일 1회군에서 2% 감소한 경향을 보였고, 혈압은 1일 1회군에서 20mmHg 감소해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이나보글리플로진 투여시 당뇨병으로 인한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이나 심각한 저혈당 등 중대한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 발표를 맡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안주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슐린과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병용 투여했을 때 반려동물의 당뇨병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특히 1일 1회 투여시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고, 두 그룹 모두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 또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은 “반려동물의 경우 인슐린 주사제 외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가 없는 만큼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한양행은 이달 지엔티파마와 손을 잡고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 CDS) 치료제 ‘제다큐어(성분명 크리스데살라진)’ 출시했다.

제다큐어는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국내 최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 동물용의약품으로, 지난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크리스데살라진(Crisdesalazine)은 지엔티파마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프론티어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발굴한 뇌신경 세포 보호 합성신약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막도록 고안됐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증상이 비슷한 질환인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반려견의 삶의 질 저하는 물론이고 배변실수나 한밤중에 이유 없는 짖음 같은 행동을 보여 보호자와의 반려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한양행은 제다큐어의 주성분인 크리스데살라진을 알츠하이머 치매 동물 모델에 투여 시,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신경세포 사멸이 유의적으로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개선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제다큐어 국내 출시와 더불어 양사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다큐어 론칭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크리스데살라진의 허가용 임상시험 책임자인 서울대 수의과대학 윤화영 교수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뇌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바이오마커인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 단백질 병증, 신경세포 사멸이 그대로 재현된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이사는 제다큐어는 인지기능장애로 고통받는 반려견과 보호자의 반려 생활 질을 높여줄 혁신적인 신약이라며 향후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반려인들과 수의학계에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향후 지속적인 반려동물 의약품 출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향후에도 반려동물용 의약품, 먹거리 및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이 회사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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