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나이티드 ‘UI030' 2상 IND 승인…2호 국산 코로나19 등장 관심
유럽서 흡입형 코스티코스테로이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 의문 제기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개발 중인 흡입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2상 임상시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2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조건부 허가 이후 2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공백이 길어짐과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정식허가를 받은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코로나19 치료의 새로운 옵션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이 최근 부데소니드 등 흡입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회의를 내비치고 있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번 2상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세종 제1공장.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세종 제1공장.

식품의약품안전처은 지난 28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신청한 코로나19 치료제 ‘UI030(성분명 부데소니드·아포르모테롤)’ 2상 임상시험 IND(임상시험계획)를 승인했다. 이번 2상은 UI030 투여에 따른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한 UI030의 첫 번째 임상시험이다.

UI030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지난 7년간 천식치료제로 개발하던 개량신약 후보물질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국내에서 건강한 성인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천식치료를 목적으로 한 UI030 1상을 실시한 바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상을 통해 UI030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흡입형 치료제 '심비코트 터부헬러(성분명 부데소니드)'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 평가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상은 코로나19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평행 설계로 진행된다. 임상 참여 환자는 아침저녁으로 1일 2회(1회 2번) 총 14일간 경구 흡입하게 된다. 현재까지 임상시험 실시기관은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1곳으로 시험책임자는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김덕겸 교수다.

2상의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베이스라인 대비 임상시험용의약품 투여 후 3일, 7일, 28일 시점의 코로나19 임상적 징후에 대한 순위척도(WHO) 개선 비율이다. 임상적 징후 순위척도가 베이스라인 대비 2단계 이상 개선된 경우, 개선된 것으로 판단한다.

2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WHO 변화량 ▲WHO 개선까지 소요되는 시간 ▲정상치 회복률 ▲사망률 ▲무작위배정 이후의 RT-PCR 값의 음전율 ▲바이러스 부하(viral load) 변화량 ▲CRP수치 변화량 ▲Modified Borg Scale(MBS) 변화량 등이다.

이번 2상은 국내 첫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식약처는 2상 승인 발표와 함께 ‘항염증 작용’과 ‘기관지 확장 작용’이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증상을 개선하는지에 대해서도 치료 효과를 탐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흡입기 공정 사진.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흡입기 공정 사진.

다만, 이러한 의미와 기대에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코로나19 태스크 포스(COVID-ETF)가 그간의 연구 결과에 비춰볼 때, 부데소니드, 시클레소니드와 같은 흡입형 코스티코 스테로이드가 코로나19 환자에게 유익하다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의료 전문가들에게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날 EMA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흡입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의 이점을 확인하려면 임상시험에서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안전성 문제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정상적인 수준의 산소 수치를 나타낸 코로나19 환자에게 흡입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를 사용했을 때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흡입 코르티코 스테로이드는 일반적으로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폐의 염증 상태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며 “이번 권고는 코로나19 외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흡입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현재까지의 증거를 검토한 것”이라며 입장 표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측은 “향후 회사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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