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회 투여로 척수성 근위축증의 근본 원인인 결함 유전자 기능 대체

노바티스가 개발한 단회 투여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가 국내에서 허가 받은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가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환자 중 ▲제1형의 임상적 진단이 있는 경우 또는 ▲SMN2 유전자의 복제수가 3개 이하인 경우에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 사용을 허가 승인했다.

'졸겐스마'는 평생 1회 정맥 투여로 SMA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는 국내에서 허가된 최초이자 유일한 유전자 대체 치료제이다.

졸겐스마는 '벡터'라는 운반체 안에 환자에 투여될 SMN1 유전자 기능성 대체본을 삽입해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 운동 신경 세포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환자의 신체에 정상적으로 안착한 SMN1 유전자 대체본은 기존 유전자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자리 잡아 신체의 운동 신경 세포에 필수적인 SMN 단백질을 생성한다.

SMA는 정상적인 SMN1 유전자의 결핍 혹은 돌연변이로 인해 근육이 점차적으로 위축되는 치명적인 희귀 유전 질환으로, 전세계 영아 사망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질환 중 하나이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모든 근육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식사와 움직임뿐만 아니라 자가호흡도 어려워지면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SMA는 전세계적으로 신생아 약 1만 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데, 이 중 SMA 환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제1형은 가장 심각한 유형으로 치료받지 않으면 90%의 환자가 2세 이전에 사망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졸겐스마'는 이같이 심각한 유형의 SMA 환자를 대상으로 자연적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운동기능 개선 효과를 보이며, 평생 지속적인 치료를 요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단 1회 투약으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개선까지 가능한 유전자 대체 치료제다.

이번 졸겐스마의 식약처 허가는 제1형 SMA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 STR1VE 연구와 1상 임상 START 연구, 증상 발현 전 유전적으로 진단이 된 SMA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 SPRINT 연구 결과에 기반하여 이뤄졌다.

STR1VE 연구에서 졸겐스마는 SMA의 자연적인 양상에선 결코 나타날 수 없는 주요 평가변수인 14개월째 무사건생존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18개월 시점에서 20명의 환자(91%)가 보조호흡장치 없이 생존했으며 19명의 환자(86%)는 급식 튜브와 같은 비구강적 도움 없이 식사가 가능했다.

또한 START 연구에서 졸겐스마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치료받지 않은 제1형 SMA 환자에서는 절대 나타날 수 없는 운동 발달 단계인 '도움 없이 앉기' 능력 등에 도달했다. 해당 연구의 장기 추적조사 결과, 평균 6.2년 이후에도 이 효과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2명(20%)은 독립적으로 걷고, 2명(20%)은 도움 받아 설 수 있는 정도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 중인 SPRINT 연구는 작년 6월 기준으로 코호트 1(SMN2 유전자 복제수 2)에 참여한 4명의 환자(28.6%)와 코호트 2(SMN2 유전자 복제수 3)에 참여한 6명의 환자(40%)가 각각 혼자 걷기를 달성했으며, 각 코호트의 11명(78.6%), 13명(87%)의 환자가 30초 이상 도움 없이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채종희 교수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위중한 SMA 아기들이 상태가 악화돼 영구적 호흡기를 달게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다수의 치료제 도입으로 환자의 증상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특히, 졸겐스마와 같이 평생 1회 투여만으로 SMA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대체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것은 희귀질환 치료에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졸겐스마는 여러 임상을 통해 6년 이상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국내 환자 사례에서도 좋은 경과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졸겐스마가 도입이 된다면 국내 중증 SMA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