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제약·바이오산업 진단과 이해’ 주제 웨비나 개최
허경화 대표 "정부, 지원자가 아니라 투자자로서 마중물 역할 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국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들이 자사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실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와 이목을 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6일 ‘제약·바이오산업 진단과 이해’를 주제로 한 ‘프레스 웨비나(Press Webina)’를 개최했다.

이날 웨비나 1일차에서는 'K-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한 산업 동향 공유와 더불어 산업계를 향한 제언이 이어졌다. K-블록버스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국산 신약을 일컫는 단어다.

특히, 이날 연사로 참여한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허경화 대표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동현 사외이사(前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원장)은 K-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웨비나의 포문을 연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허경화 대표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웨비나의 포문을 연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허경화 대표

‘K-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웨비나의 포문을 연 허경화 대표는 현재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계 동향을 짚으며 국내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R&D가 예전보다는 활발해졌지만 글로벌 빅파마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국내 상장 113개 기업의 한 해 R&D 투자 비용은 총 2조7,000억원으로, 이는 로슈의 R&D 투자 비용과 엇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는 K-블록버스터를 생산할 만한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허 대표는 후기 임상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메가펀드 구축이 필요하고, 기술의 혁신성과 사업성을 심사해 ‘신약 국가대표’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전 조사 결과, 국내에서 개발 중인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은 양적으로 증가해 총 919개에 달한다”며 “개발사 180곳을 대상으로 신규타깃 여부, 임상 개념증명(POC) 여부, 임상 진입 여부 등을 검토한 결과 현재 30여건의 신약개발 국가대표 후보가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민·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이제 지원자가 아니라 투자자로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고, 민간 투자자는 후기 임상개발을 목적으로 한 민간펀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의약품 연구개발 전략과 임상 짚어보기’라는 제목으로 임상 개발 전략의 중요성을 역설한 지동현 이사 또한 “시장으로 가까이 갈수록 신약의 가치는 높아지나 임상개발의 비용이 매우 높아 국내 기업의 경우, 기술수출이 주요 엑시트 모델”이라며 “글로벌 개발, 글로벌 런칭의 사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지 이사는 “신약 개발은 우연에 기대서는 안 된다. 시장까지 진입할 수 있는 약물에 들어가는 돈을 늘려야 하고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약물에 들어가는 돈을 줄여야 한다”며 “엄선된 후보를 빠르게 확증적 임상단계로 진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 이사는 임상 개발 전략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제 국내에서 임상 운영 전문가는 많지만 임상 개발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임상개발은 출구를 바라보고 시작하는 개발(Begin with the End in Mind)”이라며 “자사의 약물이 시장에서 어떻게 보일 것인지, 전문가가 이를 처방할 것인지, 처방받을 환자가 있을지, 이 약물이 경쟁 약물을 밀어낼 수 있을 것인지 또는 함께 쓸 수 있을 것인지를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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