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점안제 HU024 국내 2상 IND 자진철회 공시
“자료 검토 목적…향후 개발 계획 정해진 것 없어”

휴온스는 야심작이던 안구건조증 바이오신약 ‘HU024’의 개발을 포기하는 것일까.

지난 13일 휴온스가 HU024의 국내 임상시험계획(IND)을 자진 철회하면서 개운치 않은 해명을 내놓아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개발 계획을 접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휴온스CI
휴온스CI

HU024는 재조합 단백질 ‘티모신 베타4(Thymosin Beta 4)’를 이용한 바이오 신약으로, 휴온스는 2015년 중국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인 ‘노스랜드 바이오텍(Northland Biotech)’으로부터 티모신 베타4를 기술이전 받아 HU024 개발에 착수했다.

휴온스는 상처치료, 항염 등 티모신 베타4의 효과를 안구건조증에 적용하면 안구건조증의 대표 원인인 눈물샘의 염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안구 내 점액 성분인 뮤신(Mucin)을 분비하는 술잔세포(Goblet cell)의 증식을 유도해 안구건조증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HU024는 휴온스의 첫 번째 바이오신약 점안제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휴온스는 HU024가 기존에 처방되고 있는 합성의약품들에 비해 근원적 치료가 가능하고, 치료 효과 발현이 빠르며 이물감 또한 적다고 강조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상 IND를 승인받은 지난해 10월, 휴온스 엄기안 대표는 “HU024는 안과 영역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는 휴온스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이라고 말했다.

당시 엄 대표는 국내 임상에서 유효성과 안정성을 확인한 후, 글로벌 임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휴온스는 13일 공시를 통해 지난 12일 식약처에 HU024의 국내 임상 IND 자진 취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IND 자진 취하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임상 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정 사항(비임상 독성시험 결과 제출)이 있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정 사항을 반영해 동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자진 취하 신청을 했다고 알렸다.

심사 과정이 아닌, 이미 승인을 획득한 IND에 대해 식약처의 시정 사항이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휴온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IND 승인 이후 식약처로부터 비임상 독성시험 결과에 대한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자료 제출이 아닌 IND 자체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제출 자료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IND를 자진 취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식약처의 입장은 달랐다. 이달 중 식약처가 새롭게 IND를 승인했으며, 이로부터 이틀도 지나지 않아 휴온스가 IND를 자진 취하했다는 것.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10일 해당 임상시험을 승인했으며, 업체(휴온스)가 지난 12일자로 임상시험 조기종료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휴온스와 식약처의 입장을 종합하면, 휴온스는 지난 10월 HU024 2상 IND 승인을 획득한 이후 적어도 한 차례 임상시험계획을 변경했으며, 이에 대해 식약처가 이달 중 허가를 내준 직후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

앞서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휴온스는 이달부터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건강한 지원자 및 안구건조증 환자 192명을 대상으로 1/2a상을 진행, 0.05%와 0.10% HU024 점안제의 유효성과 안전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할 계획이었다.

휴온스의 이번 HU024 IND 자진 취하를 놓고 업계에서는 휴온스가 사실상 HU024 개발 계획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추가 자료를 요청하더라도 IND 자체를 취하할 이유가 없다”며 “(IND 취하는) 기업이 개발 지속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자료 제출에 대한 자신이 없는 경우”라고 말했다.

휴온스 측은 HU024 IND 재신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 “향후 HU024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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