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잘렉스 병용요법 급여확대 예고…다잘렉스 100% 본인부담 한계
김기현 교수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등도 급여 시급” 지적

최근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닌라로(성분명 익사조밉)’ 3제요법이 다발골수종 2차 치료에 보험급여가 적용된 데 이어, 내달부터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 3제 및 4제 요법이 1차 치료에 급여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선 이들 치료법 외 다양한 다발골수종 치료 옵션이 존재함에도 '급여 문제'로 제때 활용되고 있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다잘렉스', '포말리스트',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다잘렉스', '포말리스트',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닌라로는 올해 3월부터 다발골수종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 및 덱사메타손과의 병용요법으로 급여가 적용됐다. 닌라로는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효과와 함께 2제 요법과 유사한 수준의 이상반응을 입증한 바 있다. 프로테아좀 억제제 최초의 경구제인 닌라로는 환자의 내원부담을 줄이고 약제비용 외 시간적·금전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더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다잘렉스 중심의 ▲D-VMP(다잘렉스+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멜파란+프레드니솔론) 4제요법 ▲D-VTd(다잘렉스+벨케이드+탈리노마이드+덱사메타손) 4제요법 ▲D-Rd(다잘렉스+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 3제요법 등을 다발골수종 1차 치료에 새롭게 급여 적용하는 내용의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에 따른 공고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다잘렉스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되, 그 외 병용투여되는 2제 및 3제 약값에 본인부담률 5%가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1차 치료 시 급여가 적용되던 기존 표준요법과 달리 다잘렉스를 포함한 병용요법은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다잘렉스 병용요법 사용 시 기존 표준요법 약제의 약값까지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나타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정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간 전문가들은 여러 치료 단계에서 다잘렉스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적잖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D-Rd 요법군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44.5개월을 기록하며 대조군인 Rd(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 요법군 17.5개월 대비 우수성을 입증했다. 전체 반응률 또한 D-Rd군과 Rd군이 각각 92.9%, 76.4%로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됐다.

이는 현재 다발골수종 2차 이상 치료에 급여가 적용되는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 중심의 KRd(키프롤리스+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 요법군이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에서 기록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26.3개월(Rd 요법군 17.6개월)보다도 뛰어난 결과다.

문제 ‘약가’였다. 다잘렉스의 한 달 투약비용은 2,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비싼 약가로 인해 급여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것.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기현 교수는 “다잘렉스는 지금까지 나온 다발골수종 치료제 중 가장 생존기간이 길고 반응률이 좋은 약제”라며 “독보적인 효과를 보이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3차 이하 치료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급여 미적용의) 가장 큰 이유는 약가”라며 “(현재 급여가 적용되는) 4차 이상 치료에서 다잘렉스 사용기간은 4개월이다.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전 단계의 치료에서) 40개월을 투여할 경우 36개월을 더 투여해야 해 건강보험 재정이 많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다잘렉스 3제 및 4제 요법을 사용하는 환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다잘렉스의 급여 확대를 위한 중간 단계를 거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보다 다양한 치료법들이 급여권에 포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다발골수종 치료옵션은 레블리미드 유지요법 RVd(레블리미드+벨케이드+덱사메타손) 1차요법 PVd(포말리스트(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벨케이드+덱사메타손) 2차요법 등이 있다.

그는 “가장 도입이 시급한 치료법은 레블리미드의 이식 후 유지요법”이라며 “RVd 1차 요법과 PVd 2차요법도 급여 적용을 바라고 있다. PVd 요법의 경우 이미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진행이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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