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mRNA 약물 전달체 기술 개발 위해 연구협력
향후 mRNA 치료제·백신 개발 경쟁력에 영향 미칠듯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노리는 기업들에게 ‘약물전달체 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 또는 ‘약물전달체 플랫폼’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인체 내 분해효소에 의해 쉽게 손상되는 mRNA를 안전하게 보호해 세포까지 전달해주는 게 바로 약물전달체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는 mRNA 의약품 개발 기업과 약물전달체 개발 기업 또는 연구기관이 서로 손을 맞잡는 사례가 적지않다.

가깝게는 삼양홀딩스와 엠큐렉스가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기술적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엠큐렉스는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플랫폼 기술 기반의 유전자치료제 신약개발 기업 올릭스가 설립한 mRNA 신약 R&D 전문 자회사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양사는 코로나19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mRNA과 이를 세포까지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약물 전달체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엠큐렉스가 mRNA 합성 및 항체 생성 핵심기술인 5프라임-캡핑(5’-Capping) 기술을, 삼양홀딩스 바이오팜 그룹이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한다.

삼양홀딩스와 엠큐렉스의 이번 연구개발 협력은 지난달 있었던 에스티팜과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유전자 약물전달체 플랫폼 기술 공동개발 협력과 닮은꼴이다.

에스티팜은 지난 3월 8일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신규 유전자 약물전달체 플랫폼 기술의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mRNA, siRNA 등 RNA 백신과 치료제의 약물전달체인 '지질 나노 입자(Lipid Nano Particle, LNP)' 플랫폼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서다.

LNP 플랫폼 기술은 mRNA 약물전달체 기술의 한 종류로, mRNA분자를 지질 나노 입자로 감싸 미세한 환경 변화와 효소에 의한 분해로부터 보호하고,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특히,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지만,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텍, 큐어벡 등 소수의 회사만이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자체 LNP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미 자체 5프라임-캡핑 기술인 ‘스마트캡(Smart Cap)’을 보유하고 있는 에스티팜 입장에선 LNP 플랫폼 기술 개발 성공 여부가 향후 mRNA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협약 체결 당시 에스티팜 측은 “이번 공동 개발로 신규 LNP플랫폼 기술을 추가로 확보, mRNA 및 siRNA를 아우르는 RNA 유전자 백신과 치료제 개발 및 생산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같은 달 12일에는 LNP 기술과 관련해 ‘핵산 전달용 지질 나노입자 및 조성물’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다만, 에스티팜은 당면한 코로나19 국면에서 조속한 mRNA백신 개발을 위해 스위스 바이오기업 ‘제네반트(Genevant Sciences)’와 LNP 기술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에스티팜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12개국에서 제네반트의 LNP 기술을 활용해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대신 12년간 로열티를 지급하게 된다.

반면, 삼양홀딩스와 엠큐렉스는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자체 기술 개발을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기존에 삼양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약물전달체시스템 기술인 'Sense'를 기반으로, 엠큐렉스가 개발할 mRNA 기술에 맞춰 약물전달체를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LNP 기술의 경우, 지질 나노 입자를 사용하지만 자사의 기술은 고분자 나노 입자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이 보유한 LNP 기술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독자적인 약물전달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양홀딩스와 마찬가지로 엠큐렉스도 독자적인 mRNA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둘의 역량을 결합해 해외로 기술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국산 mRNA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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