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SD바이오센서 등 국내 자가진단 변경허가 준비
국내 정식 허가 및 해외 자가진단 활용 기업·제품이 유리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국내 허가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정부와 보건당국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히면서 자가진단키트 도입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허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월 18일 개인용 진단시약(자가진단키트)의 기준을 추가 반영한 ‘코로나19 체외진단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4차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업체들은 새로운 허가 기준에 발맞추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기존에 진단키트를 허가받았더라도 자가진단 목적으로의 변경허가와 이를 위한 별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았으며 ▲해외에서 자가진단 목적으로 활용된 적이 있는 제품을 허가 우선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나온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의 발언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윤태호 반장은 “식약처는 해당 사안(자가진단키트)에 대해 두 가지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하나는 승인된 제품을 빨리 (자가진단용으로) 허가해서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정확도가 높은 자가진단 검사법을 새롭게 개발을 하는 것”이라며 “개발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자에 힘을 실었다.

이어 “이미 허가된 제품, 특히 해외에서 일반인들도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된 제품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과 관련해 식약처에서 별도의 안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코로나19 검사방법 다각화의 일환으로 자가진단키트를 언급하며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채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조건들을 비춰볼 때, 업계와 시장에서는 휴마시스, SD바이오센서, 래피젠, 젠바디, 피씨엘 등을 유력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이 중 피씨엘을 제외한 4개사가 국내에서 신속항원검사 정식 허가를 받았으며, SD바이오센서, 휴마시스, 피씨엘 3개사의 제품은 이미 해외에서 자가진단키트로 활용되고 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휴마시스다. 신속항원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Celltrion DiaTrustTM COVID-19 Rapid Test)’가 지난 3월 국내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데다 이미 체코,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4개국에서 동일 제품이 자가진단키트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중수본 브리핑 발표 내용이 알려지자 휴마시스 주가는 20% 넘게 치솟았다. 장 중 1만7,100원까지 올랐던 휴마시스 주가는 이날 1만6,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일 종가 대비 18.89%(2,550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디아트러스트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휴마시스는 미국 내 자가진단 사용을 위한 임상을 완료, FDA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자가진단키트 허가를 위한 임상 또한 준비 중이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동일 제품으로 국내 전문가용, 해외 자가진단용 모두 허가를 받은 만큼 식약처와 협의 후 곧바로 임상 및 허가 신청에 돌입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자가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수출허가 내역.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보포털 갈무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자가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수출허가 내역.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보포털 갈무리.

지난해 8월 PCR(유전자 증폭) 방식으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진단키트 정식 허가를 받으며 '국내 1호' 타이틀을 거머쥔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가진단키트 허가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가진단키트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와 ‘STANDARD i-Q COVID-19 Ag Home Test’ 국내 허가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자가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의 경우, 이달 16일 식약처로부터 수출허가를 얻은 상태다.

해당 제품의 사용목적에는 ‘호흡기 감염 증상이 있는 개인이 비강 도말 검체에서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Immunochromatographic Assay, ICA)으로 SARS-CoV-2 항원(Nucleocapsid Protein)을 정성하는데 보조적으로 사용’이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달 신속항원진단키트 ‘BIOCREDIT COVID-19 Ag’ 국내 정식 허가를 받은 래피젠은 현재 해외에서 자가진단키트 허가를 위한 임상을 마치고 신청을 앞두고 있다.

래피젠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허가를 위해서도 식약처와 긴밀하게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젠바디 또한 래피젠과 마찬가지로 해외 자가진단키트 허가에 좀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젠바디 관계자는 “국내외 코로나19 진단키트 트렌드가 자가진단 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맞다”며 “국내에서 제도적으로 자가진단키트 도입 가능성이 열린다면 젠바디 또한 이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씨엘(PCL)의 경우,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신속항원진단키트 ‘PCL COVID19 Ag Gold’가 해외에서 맹활약 중이다. 오스트리아에 이어, 파키스탄과 독일에서 자가진단키트로 활용되고 있다.

피씨엘 관계자는 “자사의 신속항원제품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해외에서 자가진단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코로나19 국면 진정에도 자사 제품의 기여가 큰 것으로 본다”며 “자가진단용으로 사용되기 위한 임상 데이터는 이미 모두 축적된 상태로, 국내 허가길이 열릴 경우 바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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