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테라젠바이오 등 유전자 기업,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확대

정밀의료 기업들이 본격적인 ‘DTC(Direct to consumer) 검사 시장 확대에 나섰다. ‘DTC 검사’는 소비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이나 매장 등을 통해 검사기관(기업)에 직접 의뢰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일컫는다.

현재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식습관, 개인특성 등 웰니스 영역에 관한 건강관리 검사만 가능한 가운데, 검사 항목을 점차 넓히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의 시범사업들을 통해 DTC 검사의 유용성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가깝게는 마크로젠이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이하 공용IRB)의 최종 승인을 받아 국내 최초로 제2형 당뇨병을 포함한 13개 질병에 관한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검사 소비자 실증특례 연구를 시작했다.

마크로젠은 2019년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규제 샌드박스’ 1호 대상자로 선정되며, DTC 검사를 통해 사전에 질병 발병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는 건강증진 서비스에 대한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유전자 검사 항목에는 제2형 당뇨병,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위암, 고혈압, 골관절염,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박세동, 파킨슨병, 황반변성 등 총 13개 질병이 포함된다.

앞서 마크로젠은 제2형 당뇨병을 제외한 12개 질병에 대해서는 공용 IRB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지난 3월 25일 공용IRB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당초 계획한 총 13개 질병에 대한 DTC 검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공용IRB 통과를 위해 DTC의 심리적 위해성 검사를 추가했다는 게 마크로젠 측의 설명이다.

이번 승인에 따라 마크로젠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진헬스 건강검진센터를 통해 DTC검사를 시행하고, 생활습관 변화 분석, 변화에 따른 질병 예방 효과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연구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 내 생활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진행된다.

마크로젠은 상반기 내 모집을 시작할 방침이다.

현재 DTC를 통한 질병 검사를 승인 받은 곳은 마크로젠 뿐이지만 다른 유전체 검사 기업들 또한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활습관 개선 효과 면에서나 검사 중요도 면에서나 DTC 검사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질병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러한 시도를 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라젠바이오는 지난달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진스타일’의 검사 세부 항목을 78개로 확대했다.

테라젠바이오는 지난해 질병관리청 주관으로 실시된 ‘2차 DTC 인증제 시범사업’에서 국내에 허용된 70개 전 항목에 대한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진스타일’ 유전자 검사는 ▲비타민 농도 ▲혈당, 혈압, 복부 비만, 요요 가능성, 퇴행성 관절염증 감수성 ▲기미, 주근깨, 여드름, 피부 노화 ▲탈모, 새치 ▲각종 운동 적합성, 근육 발달 능력 ▲알코올, 카페인, 니코틴 대사 및 의존성 ▲조상 찾기 등을 비롯한 78개 세부 항목으로 제공된다.

이번 항목 세분화에 따라 테라젠바이오는 더욱 풍부한 유전 정보와 다양한 솔루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검사 결과에 대한 이해도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DTC 검사는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대표적인 언택트 헬스케어 서비스로, 이번 세부 검사 항목 확대에 따라 영양소, 비만, 피부, 모발, 식습관, 운동 특성 등을 한 번에 종합 점검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DTC 유전자 검사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9,800억원이었으며, 오는 2028년에는 약 7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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