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3% 1차 접종 마쳤지만 확진자 하루 7천명씩 발생
WHO “예방접종과 함께 방역 조치도 유지해야”

국가별 코로나19 1회 접종률(출처: Our World in Data)
국가별 코로나19 1회 접종률(출처: Our World in Data)

칠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지만 그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접종률이 올라갈수록 확진자와 사망자가 감소한 이스라엘과 영국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오히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모양새다.

그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칠레는 이스라엘(60.%)과 영국(43.8%) 다음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높은 나라다. 칠레는 지난해 12월 의료인 대상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며 올해 2월에는 중국 시노백 백신을 대량 확보해 접종을 확대해 나갔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27일 기준 칠레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965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33.4%다. 2차 접종률은 이스라엘(54.4%)에 이어 칠레가 두번째로 높았다. 칠레는 전체 인구의 17%가 2차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국가별 코로나19 2차 접종률(출처: Our World in Data)
국가별 코로나19 2차 접종률(출처: Our World in Data)

그러나 칠레의 코로나19 감염 지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2,000명대이던 신규 확진자 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꾸준히 증가해 올해 3월 25일부터 나흘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도 3월 25일 122명, 26일 63명, 27일 66명, 28일 101명으로 줄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은데도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느슨해진 거리두기 등을 꼽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해도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섣불리 풀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칠레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WHO 질병통제기술부장은 지난 2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거리두기와 손 위생, 환기 등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예방접종과 함께 모든 방역 조치가 유지돼야 한다”며 “칠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방역 조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출처: Our World in Data
출처: Our World in Data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감소한 미국 내에서도 최근 들어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27.4%이며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전체 인구의 15%로 이스라엘과 칠레 다음으로 높다.

지난 1월초 30만명 넘게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는 꾸준히 감소해 3월 28일 현재 4만3,440명까지 떨어졌다. 하루 4,000명 넘게 발생하던 사망자도 28일 506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8일(현지시각) CBS 방송에 출연해 여러 주에서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방역 조치 완화는) 시기상조라고 믿는다”며 “정점에서 내려와 안정기에 다다르면 다시 급증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불행히도 우리가 지금 그 상태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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