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티스 혈액 속 단백질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로 유방암 진단 
김성수 생산기술본부장 "마스토체크로 유방암 진단 새 시대"

혈액 한 방울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다. 유방을 압박해서 영상을 촬영해 검사해야만 했던 유방암 검진에 또 하나의 선택지가 등장한 것. 이를 가능케 한 곳이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기반 조기 진단 기술 개발 기업인 베르티스다.

베르티스는 1ml 미량의 혈액만으로 초기 유방암을 92%(특허 기준)의 정확도로 검진할 수 있는 유방암 진단 솔루션 ‘마스토체크(MASTOCHECK)’를 개발했다.

마스토체크는 혈액으로 검사가 가능해 기존의 검사 과정에서 느끼는 고통과 불편함, 방사선 노출에 대한 우려가 없음에도 진단 정확도까지 유지한다. 마스토체크는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2019년 1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 한방울로 유방암 진단이 가능한 걸까? 실제 임상에서도 기존 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까? ‘마스토체크’ 기술 개발에 참여한 베르티스 김성수 생산기술본부장을 만나 마스토체크의 특장점과 유용성 등에 대해 들었다.

베르티스 김성수 생산기술본부장.
베르티스 김성수 생산기술본부장.

- 어떻게 혈액 한 방울로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마스토체크는 유방암을 조기에 간편하게 스크리닝 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다. 혈액 내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 3가지 종류의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측정한 정량 값을 특허받은 고유의 알고리즘에 대입해 유방암 여부를 조기에 진단한다. 마스토체크는 혈액내 단백체 마커를 ‘고유의 질량 값으로 측정’을 하는 원리를 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의 장점은 항체 없이도 분자의 고유한 질량을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고, 한번의 분석에서 수 십개에서 수백개의 다른 단백체들도 동시에 정량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액 한 방울보다도 작은 양인 1ul(마이크로리터) 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 과거 미국에서 혈액 한 방울로 다양한 질병을 진단한다는 기업(테라노스)이 나와 초기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허황된 부분이 많아 사기 논란까지 일었다.

(테라노스가) 미량의 혈액만으로 다양한 질환을 검사하겠다는 기업의 꿈과 비전은 베르티스와 비슷한 측면이 있지만, 해당 기업은 기술적으로 실제 구현되기 어려운 동시다중분석 전략을 취했다고 본다. 즉 기존의 혈액진단 방식(전기화학반응, 항원항체반응)을 통해 극소량의 혈액으로 수십개의 질환을 동시 분석하려고 했지만, 동시 다중 분석에 매우 어려운 난제들을 맞딱드렸던 것 같다. 반면 베르티스의 플랫폼은 동시 다중분석에 가장 적합한 ‘질량 분석 방식’을 통해서 명확하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 마스토체크는 기존 유방암 검진 대비 어떤 장점이 있는지?

혈액 검사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혈액 검사는 간편하고 고통도 없으며 객관적이다. 현재 유방암 검사는 영상 진단 위주인데, 대표적인 유방암 검진법인 유방 X선 촬영술(맘모그래피)은 유방을 압착해 검사하기 때문에 고통과 불편함이 수반되고, 기기의 성능이나 판독자에 따라 정확도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대다수 아시아 여성이 해당하는 치밀 유방의 경우 판독에 어려움이 존재하고, 정확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마스토체크는 판독자의 주관이 아닌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유방 치밀도와 관계없이 정확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기존 검사법이 가진 한계를 보완, 현 의료 체계에 도움되는 검사법이다.

- 유방암 여부를 진단하기까지 혈액 검사의 소요시간은 얼마나 되나.

영상 진단의 경우 검사는 최소 5~10분 내 완료되지만, (환자가) 결과를 받는 건 판독 후 5일~2주 후가 일반적이다. 반면 마스토체크 검사는 채혈 후 혈액 분석 작업을 거쳐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5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 건강검진에서 진행하는 혈액 검사로 유방암 검사까지 가능하다는 말인가.

채혈된 혈액 중 미량만 마스토체크 검사 용도로 전달하면 유방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 시 다양한 질환 검사를 위해 한 번에 과량을 채혈하고, 이 혈액을 여러 용기에 나눠 담는 걸 봤을 것이다. 이러한 혈액들은 수탁분석전문 의료기관으로 보내져 다양한 질환의 검사를 하게 된다. 마스토체크를 통한 유방암 검진도 마찬가지이다. 검진센터에서 마스토체크를 도입하면 검진 센터에서 혈액검사 시 정맥 채혈하고, 수검자의 혈액 중 일부가 마스토체크용으로 분류돼 분석이 이뤄진다.

- 유방암은 종류도 다양한데, 모든 종류의 유방암을 찾아내고 구분할 수 있는 건가.

유방암의 종류나 유형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검사에서 발견이 어려운 초기 유방암도 검사가 가능하다. 현 단계의 마스토체크는 조기 검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유방암 아형 구분은 어렵다. 이에 유방암 아형 판별 및 치료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상시험을 할 때도 다양한 아형(subtype)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으며, 차기 버전인 마스토체크2를 통해 유방암 진단을 계속해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현재 마스토체크를 통해서 검진이 가능한 병원이나 의료 기관은 어디인가.

현재 하나로의료재단, 한신메디피아와 같은 검진 센터에서 마스토체크를 통한 검진이 가능하다. 이외 수도권의 여러 검진기관들과 계약을 논의 중이다. 올해 전국에서 검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대상 기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 마스토체크 검사 비용은 얼마인가.

(검진)기관마다 다르다. 종합검진 패키지의 일부로 포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비용은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 마스토체크를 이용한 의료진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의료진이 마스토체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2030 젊은 여성들이 간편하게 (유방암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30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방사선 노출 등을 이유로 유방 촬영술은 만 40세 이상에서 2년마다 시행토록 권고되고 있다. 반면 마스토체크는 방사선 노출 등의 걱정이 없고 간편하다. 때문에 의료진도 젊은 여성이나 방사선 노출을 피해야 하는 분들에게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방 조직이 촘촘한 치밀 유방의 경우 영상 판독의 검진 정확도가 떨어지는데, 마스토체크는 치밀 유방, 비치밀 유방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객관적인 검진 결과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의료진들 입장에선 기존 검진법이 있기 때문에 혈액 검진이 필요한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의 마스토체크는 표준 진단법을 완전히 대체한다기 보다 보조하는 역할이 더 크다. 영상 진단과 혈액 진단이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두 검사를 같이 했을 때 더 높은 정확도와 예측력을 갖는다.

- 미국 등의 경우 영상 검진이 워낙 비싸다 보니 마스토체크가 매력적일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진출 계획은.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FDA(식품의약국) Pre-submission 및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병원 및 의료 컨설팅 회사들과도 어떻게 하면 더욱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지 영업 측면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CE 인증을 획득해 현지 파트너링을 추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및 일본에서는 현지 규제기관의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 마지막으로 베르티스의 비전과 최종 목표는.
단기적인 목표는 올해 하반기 IPO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고, 또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성사다. 장기적으로는 정량 프로테오믹스 글로벌 No.1 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실현해 나가면서 궁극적으로 베르티스의 간편한 진단 방식이 조기 치료로 이어져 국민 보건에 도움이 됐으면 싶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