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정부지원사업 선정 후 한 달만에 철회 

셀트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의 예방 효과 임상시험을 포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렉키로나의 코로나19 예방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더불어, 셀트리온이 정부지원사업 선정 후 한 달만에 철회를 결정하면서 섣부른 지원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 국산 치료제 개발 시기를 늦췄다는 등의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코드명 CT-P59)’의 예방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당시 셀트리온은 승인과 동시에 예방 임상을 본격 개시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국내 밀접 접촉자 및 무증상 확진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렉키로나의 감염 예방 효과 및 초기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가 환자 밀접 접촉 의료진, 면역력이 취약한 고연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투약될 경우 백신으로 충분히 커버되지 못하는 감염 예방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무소속 전봉민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 2020년 2차 선정과제 협약 포기의 건’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진행 중이던 렉키로나의 예방적 항체치료제의 임상을 포기했다.

이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예방적 항체치료제 개발'이 2차 선정과제에 선정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같은해 12월 중순 정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 포기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한 셀트리온의 해명 또한 의아함을 자아낸다. 임상 철회 사유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개발과 국가봉쇄 등으로 임상실험 참여자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했기 때문.

식약처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당초 예정된 예방 효과 임상시험 실시기관은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길 병원 등 총 11곳에 달했다.

환자 모집의 어려움은 표면적일 뿐 사실상 백신 공급이 이미 진행되는 상황에서 예방 효과 적응증 획득의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임상 환자 모집과 국가 봉쇄는 무관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사실을 알린 전 의원은 “정부가 수천억의 예산을 투입해 코로나19 국내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발이 시급한 중증환자용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추가로 있을지 모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더욱 체계적인 지원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거쳐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개발에 총 317억원을 지원했다.

한편,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조건부 허가의 전제가 된 3상 임상시험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항체치료제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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