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노영·연세대 조재림·김창수 연구팀, 장노년층 뇌분석 결과 발표
대기오염물질 농도 높아질수록 뇌 부피 축소돼 인지 기능 감퇴 일어나

봄철 미세먼지가 뇌를 위축시켜 인지 기능 감퇴를 일으킨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오염이 노인성 치매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주목된다.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와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박사, 김창수 교수 공동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높아질수록 뇌 구조물 부피가 축소돼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로는 호흡성 분진인 PM10(미세먼지), PM2.5(초미세먼지), 자동차나 항공기, 선박 등에서 배출되는 NO2(이산화질소)가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에 걸쳐 수도권을 포함해 4개 도시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50세 이상 장노년층 957명을 모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는 남성 427명, 여성 530명으로 치매, 뇌졸중, 파킨슨 병 등 뇌질환 병력은 없었다.

연구팀은 뇌 자기공명영상(MRI)로 대상자의 대뇌피질 두께 및 피질하구조물의 부피를 측정하고 대상자의 거주지역별 대기오염물질 농도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질수록 측두엽 등 대뇌피질 영역의 두께가 감소하고 해마, 기저핵, 시상 등 뇌 구조물 부피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PM10 농도가 10ug/m3 씩 높아질 때마다 전두엽 두께는 0.02mm, 측두엽 두께는 0.06mm 감소했다.

PM2.5 농도의 경우 10ug/m3 씩 상승할 때마다 측두엽 두께가 0.18mm 감소했다.

NO2 농도는 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10ppb 증가할 떄마다 전체 뇌피질 두께는 0.01mm 감소했다. 각 영역별로는 전두엽과 두정엽이 0.02mm, 측두엽은 0.04mm, 뇌섬엽은 0.01mm 감소했다.

노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돼 얇아지는 영역은 주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영역으로 치매의 기억력 감퇴와 관련된 부위”라며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고령자라도 대기오염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뇌의 노화가 빨라지고 치매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 생활공감 환경기술개발사업과 보건복지부 연구중심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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