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도자료선 1300억대 예상…공시자료선 1000억대 전망
세부 계약 조건 달성 따라 기대 못미칠 가능성도 상존

헬릭스미스가 미국 자회사 ‘제노피스(Genopis)’ 지분 전량 매각을 발표한 가운데, 대외적으로 밝힌 매각 비용과 공시를 통해 예상한 이번 매각의 최대 금액이 달라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또 향후 받게 될 금액이 회사의 기대와는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헬릭스미스 사옥.
헬릭스미스 사옥.

3일 헬릭스미스는 독일 화학·바이오 기업 ‘바커 케미컬(Wacker Chemical Corp)’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미국 DNA 생산 자회사 ‘제노피스’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헬릭스미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규모는 총 1억2,000만달러(약 1,320억원)"이라고 밝혔다.

과거 이연제약의 충주공장을 통해 엔젠시스를 생산할 예정이던 헬릭스미스는 이연제약과의 공동개발 계약 분쟁을 겪은 뒤 계획을 수정, 2018년 7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바이칼’ DNA 생산시설을 인수해 제노피스를 설립했다. 당시 헬릭스미스가 바이칼 생산공장을 매입한 금액은 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헬릭스미스는 플라스미드 DNA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VM202)’를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등의 질환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매각의 총 주식수는 보통주는 3,924만9,104주이며, 우선주는 866만5,860주로, 처분예정일은 오는 3월 31일이다.

헬릭스미스는 공시를 통해 이번 제노피스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지분매각을 통한 경영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매각에 따라 헬릭스미스와 함께 제노피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메디베이트 파트너스’ 또한 보유 지분을 바커에 전량 매각한다.

헬릭스미스는 바커와 엔젠시스(VM202) 및 파이프라인 제품의 시판 허가 지원 및 상업 생산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커 그룹의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자회사인 ‘바커 바이오텍(Wacker Biotech GmbH)’이 엔젠시스의 생산을 맡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제노피스 매각에 따라 향후 제노피스에 대한 신규 투자 및 운영은 바커가 담당하며 헬릭스미스는 바커와 함께 ‘엔젠시스(VM202)’의 시판허가신청(BLA)과 관련한 자료를 준비할 예정이다. 시판 허가 후 상용 생산 또한 제노피스가 맡는다.

뿐만 아니라 헬릭스미스가 추후 개발할 제2, 제3의 플라스미드 DNA 유전자치료제 또한 제노피스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지분 매각과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유전자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자사와 생산 전문 기업인 바커 간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단순히 제노피스 매각을 넘어선 파트너십 체결이다. 양사는 향후 5년간 수익과 매출을 공유한다”며 “바이오텍 자회사를 설립해 CDMO 사업을 확장하면서 생산공장이 필요했던 바커가 헬릭스미스를 파트너로 선택해서 같이 가게 된 것”이라고 이번 매각 및 파트너십 체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인해 향후 바커의 CDMO 사업에서 엔젠시스가 우선순위로 위치하게 된 것”이라며 “유럽 기업인 바커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으로의 판로 확보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보도자료와 달리 공시에선 제노피스 매각을 통해 헬릭스미스가 얻게 되는 수령액이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당장 보도자료와 공시에서 밝힌 매각 관련 수익도 차이가 난다. 보도자료에선 이번 매각으로 1,320억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공시자료에선 이번 매각의 최대 수익 금액을 약 1,064억원(9,522만 달러)로 예상했다.

두 자료의 금액 차이에 대해 헬릭스미스 측은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또 공시에 따르면, 이번 제노피스 매각 규모는 선지급금(업프런트) 3,094만 달러(한화 약 345억원) 규모다. 이후 헬릭스미스는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2021년 4월 1일부터 5년간 EBITA(이자, 법인세,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31.74%를 수령하게 된다.

지난해 8월 삼일회계법인과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펴낸 ‘M&A ESSENCE’에 따르면, 언아웃은 ‘미래성과를 측정하여 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거래 종결 이후 일정 기간 동안의 매출, 순이익, EBITDA(이자비용, 법인세, 감가상각비용을 포함한 기업의 영업이익) 등을 바탕으로 잔여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매도 측과 매수 측 사이 대상회사의 잠재력이나 성과에 대해 큰 이견이 있어 가격 합의에 이르는 것이 쉽지 않을 경우’ 주로 맺어진다.

즉, 언아웃 방식은 거래종결 후에도 대상회사의 실적 및 운영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성과측정 방식 등을 놓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마일스톤 수령을 위한 조건도 여러가지 단서가 붙었다. 2022년 4월 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제노피스의 매출이 5,000만 달러(약 557억원)보다 많은 경우 마일스톤으로 약 357만 달러(39억원)를 수령, 2023년 4월 1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제노피스의 매출이 1억 달러(1,115억원)보다 많은 경우 753만 달러(83억원)를 수령하게 된다.

이런 계약 내용을 고려할 때, 1,000억~1,300억원대 수익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헬릭스미스 측은 "향후 엔젠시스의 시장 잠재력을 볼 때 향후 5년간 마일스톤 8,300만달러(약 913억원)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제노피스 매각으로 인해 헬릭스미스는 향후 5년간 미국과 제노피스가 영업하거나 영업할 계획이 있는 지역에서 pDNA CDMO 사업을 할 수 없다. 단, 한국, 중국, 일본은 제외 국가다.

이밖에도 이번 제노피스 매각은 오는 3월 31로부터 2영업일 전까지 헬릭스미스가 종결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제노피스 주식 거래와 관련해 공시를 통해 “사유를 불문하고 3월 31일까지 종결조건(Closing Condition)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에는 매매계약이 해지될 수 있으므로 유념해달라”고 명시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