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 및 장기 투자 리스크 관리 측면”
일부 우려에 “신약 개발 등 사업에 변화 無”

삼양홀딩스가 의약바이오 사업 전문 자회사인 삼양바이오팜의 흡수 합병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삼양바이오팜 대전 MD공장 전경.
삼양바이오팜 대전 MD공장 전경.

지난 26일 삼양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삼양바이오팜의 흡수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1년 11월 삼양그룹 지주회사 체제 구축과 함께 삼양사 의약사업 부문이 분할돼 삼양바이오팜이 설립된 지 10년만의 일이다. 삼양바이오팜은 2019년 약 9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양홀딩스는 오는 4월 1일까지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흡수 합병은 제약업계의 최근 추세와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보이면서 세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신약개발 사업부를 떼어내 자회사 설립 후 상장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신사업 진출 및 기업 성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IPO(기업공개) 열풍을 이끌었던 SK바이오팜이 대표적이다. 지주사인 SK에서 신약개발 사업부의 성격을 띠고 있던 SK바이오팜은 2011년 SK로부터 분할됐다. 마찬가지로 2018년 7월 SK케미칼로부터 분사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바이오팜은 국내외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재원 조달 측면에서 지주사 합병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글로벌 신인도 제고 측면에서 합병이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삼양홀딩스와 삼양바이오팜 모두 마찬가지지만 해외법인을 관리하는 문제나 장기 투자에 따른 리스크 관리 면에서도 이번 합병이 유리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삼양바이오팜은 2018년 미국 현지에서 신약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삼양바이오팜USA를 설립했다.

현재 삼양바이오팜은 생분해성 봉합사 원사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생분해성 봉합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체 내에서 자연 분해되는 수술용 실이다. 삼양바이오팜에 따르면, 2019년 40여개국에 약 4,000만 달러(한화 약 443억원) 규모의 원사를 수출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안정적인 해외 원사 수출을 위해 2019년 현지법인인 ‘삼양바이오팜헝가리’를 설립한 데 이어 2020년에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30km 가량 떨어진 ‘괴될뢰’(Gödöllő) 산업단지에 부지 약 1만평을 확보했다.

삼양바이오팜은 2024년까지 이 부지에 약 350억원을 투자해 최대 10만㎦규모의 봉합사 원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가동 목표 시기는 2022년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이밖에도 CDMO(위탁개발생) 사업 확대를 위해 대전 의약공장에 글로벌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기준에 부합하는 항암주사제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흡수 합병으로 인해 신약 개발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장기 투자 계획이나 사업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한편, 이번 흡수 합병 소식이 알려진 이후 삼양홀딩스의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삼양홀딩스 주가는 전날 종가 9만4,800원에서 7.07%(6,700원) 오른 10만1,5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2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28.16%의 급등률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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