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스태프 운영 중인 기동훈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진료교수
“월급 받아만 보다 주는 입장되니 세상 보는 시각 달라져”
“메디스태프 앱, 기존 의사 커뮤니티보다 모바일적으로 진일보”
“타 의료인 대상 앱 출시 및 동남아 등 해외 진출 계획”
“대전협 수련병원평가 특혜 의혹 억울…일체 권한 없어”

“의사가 가진 지식을 가치화해 이를 필요로 하는 산업 분야에 연결하는 서비스를 고민 중이다. 더불어 의사 외 타 의료인을 위한 앱 서비스와 해외 진출도 검토 중에 있다.”

메디스태프 기동훈 대표(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진료교수)는 최근 본지와 만나 현재의 회사 상황 및 앞으로 활동 계획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 대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메디스태프 가입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8년 11월, 앱 베타 버전이 출시된 지 2년만이다.

주목한 점은 가입자의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의사라는 점이다. 모바일에 대해 친화적이고 수용성이 높은 젊은 세대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한 기 대표의 전략이 통한 셈이다.

기 대표는 “기존 의사 커뮤니티들은 웹서비스 기반이었다. 모바일 앱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어 사용감에 아쉬움이 있었고 커뮤니티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던 차에 합류 제안을 받고 2018년 6월부터 일을 했다.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보안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의사들이 조금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기 대표는 회사를 인수해 독자 경영 중이다. 그리고 사무실 마련 및 직원 충원 등 지속적인 발전세를 보이고 있다.

기 대표는 “2018년 회사 직원이 2명이었는데 현재는 개발자 3명에 웹퍼블리싱, 마케팅을 담당하는 직원까지 5명으로 늘었다”면서 “사무실은 판교에 있다. 처음보다 상황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기 대표는 이어 “수익 모델은 의료 관련 광고와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등”이라며 “사실 이런 플랫폼이나 커뮤니티가 처음부터 매출 나오기가 쉽지 않다. 유저 수가 늘어나고 알려지고 하면서 조금씩 의료 광고 등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일단 유저 수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1월 1만명을 돌파했는데 내년은 3만명이 목표”라고 했다.

응급실에서 활동하던 응급의학과 의사가 비즈니스 현장에 뛰어들어 회사를 운영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기 대표 역시 스타트업 생태계에 적응하는데 많은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기 대표는 “사업을 해보니 사기꾼도 많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참 많았다. 어떤 이야기에 대해 진실이 80%고 거짓이 20%면 사실 그 이야기는 거짓이다. 의사들은 더욱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사업을 해보니)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또 처음에 한 이야기와 나중이 달라지는 경험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 대표는 “의사들이 개원을 할 때 ‘동원하면 안 된다’, ‘인테리어 업자들한테 다 코 베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과적인 마인드가 강한 사람이 왜 사기를 더 잘 당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기 대표는 또 스타트업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기 대표는 “스타트업의 언어와 문화가 병원에서 쓰는 것들과 달랐다. 더욱이 스타트업 내에서도 개발자, 기획자, 마케팅 직원들 각자의 언어와 문화가 전부 다르다”면서 “하지만 대표 입장에선 이 언어들을 다 알아들고 문화를 이해해야 일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 대표는 이어 “처음에 직원들을 봤을 때는 왜 저렇게 행동하고 이야기를 하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면서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은 ‘이 일을 언제까지 해오라’고 하면 어떻게든 해오는데 그런 문화가 아니었다”고 했다.

또 “스타트업 지분 관련해 투자회사에서 지적을 하는 부분이 있다. 스타트업에 5명이 참여하면 보통 20%씩 지분을 나눠가지는 게 평등해 보이지만 그렇게 해선 절대 투자를 받을 수 없다. 투자를 받으려면 대표 지분이 절반 이상을 넘어야 한다”면서 “의료계 룰이 아닌 비니지스의 룰과 언어, 말하는 방식을 배우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기 대표는 “개원하신 분들은 느끼겠지만 누군가를 고용해 본 사람과 월급만 받아온 사람은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른 것 같다”면서 “저도 이전까지는 월급만 받아 봤는데, 직원들 월급을 주고 4대 보험도 내려면 다른 곳에 가서 아쉬운 소리도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 보는 눈이나 내면적으로 많이 성장한 거 같다”고 말했다.

“메디스태프, 기존 의사 커뮤니티보다 모바일적으로 진일보”

기 대표는 메디스태프의 가장 큰 강점으로 의사 친화적인 시스템과 보안성을 꼽았다.

기 대표는 “기존의 의사 커뮤니티는 게시 글이 유출되거나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접속하는 경우도 빈번했다”면서 “하지만 메디스태프는 모바일 앱이다 보니 이게 불가능하다. 처음 가입을 할 때 핸드폰 번호와 면허번호를 인증해야 한다. 핸드폰을 주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이 앱을 깔아서 접속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캡처도 안 된다. 안드로이드는 아예 캡처가 되지 않도록 막았고 아이폰은 핸드폰 번호가 (캡처한 화면)배경에 깔리도록 장치를 했다”면서 “아이폰도 돈을 내면 (캡처한 화면이)까맣게 된다고 하는데 장기적으로 이를 도입할 계획이다. (메디스태프는)기존의 의사 사이트나 커뮤니티에 비해서 모바일적으로 진일보했다”고 전했다.

기 대표는 메디스태프 플랫폼을 의사 외 다른 의료인 직역으로 확장하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 대표는 “메디스태프를 젊은 의사들의 라이프와 함께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플랫폼을 완성하면 치과의사, 간호사 등 다른 의료인을 위한 앱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여기에 커머스를 결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광고와 설문조사를 비롯 의사가 필요한 비지니스에 적합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시스템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쪽에는 아직 우리와 같은 서비스가 없다”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외국에 있는 젊은 의사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는데 동남아 쪽으로 진출을 하면 사업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기 대표는 ‘즐겁고 후회 없는 인생’을 개인적인 삶의 목표로 꼽았다.

기 대표는 “응급의학과 의사로 일하다 보니 생사의 기로에 있거나 한순간에 삶이 멈추는 분들은 많이 보게 된다”면서 “그래서 매순간 즐겁게 최선을 다 하는 삶을 살고 싶다. 제가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들어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기 대표는 대전협 수련병원평가와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기 대표는 “수련병원평가는 대전협 활동을 할 때 시작됐는데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면서 “이전에는 단순히 데이터들을 나열하는데 그쳤지만 지금은 우리 직원들이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그래픽하는 작업까지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전협으로부터 돈이나 어떠한 권한을 받은 게 전혀 없다”면서 “자료에 대한 모든 권한도 대전협이 가지고 있다. 자료 그래픽에도 메디스태프 마크가 찍히지 않는다”고 했다.

기 대표는 “대전협 회장 출신으로서 공적으로 의료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대전협과 MOU를 맺고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페이스북 가계정 등을 통해 악의적으로 모함을 하는 이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다는 생각과 함께 의료계가 이렇게 된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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