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현재까지 19건 치료목적승인…연내 2상 결과 도출
NIH 주도 글로벌 3상 500명 모집 중…이스라엘, 내년 공급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GC5131'의 치료목적사용승인이 이어지면서 혈장치료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지고 있다.

특히, 경증에서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타 유형의 치료제와 달리 GC녹십자의 GC5131는 중증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옵션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GC녹십자 연구원이 오창공장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
GC녹십자 연구원이 오창공장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0일 총 4건의 GC5131 치료목적사용을 승인했다. 이날 GC5131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신청한 의료기관은 인천광역시의료원, 순천향대부속부천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등으로 이 중 인천광역시의료원은 같은 날 2건을 신청했다.

GC5131 치료목적사용승인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0월 첫 번째 신청이 허가된 이후 두 달 새 총 19번의 승인이 이뤄졌다. 이 달에만 총 9건의 치료목적사용승인 신청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코로나19 환자가 GC5131 투여 이후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환자는 치료목적사용승인을 통해 국내에서 첫 번째로 GC5131을 투여받은 사례였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닥치면서 코로나19 환자 증가와 더불어 치료목적사용승인 또한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GC녹십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내 2상 임상시험의 환자 모집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전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11일 기준 모집된 환자 수는 40명 남짓으로,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이달 모집됐다. 모집 목표 인원은 총 60명이다.

GC녹십자는 당초 계획한 2021년 2월보다 2상 결과 도출 시기를 앞당겨 연내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국립보건원(NIH) 주도의 글로벌 임상 3상과 이스라엘 제약사 카마다(Kamada)의 이스라엘 1/2상을 제외하면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임상을 진행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이스라엘은 내년 치료 목적을 위한 대규모 혈장치료제 투입을 앞두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MoH)은 지난 10월 카마다와 연구용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공급 예정 시기는 2021년 초로, 500여명의 입원 환자에 공급할 수 있는 분량이다. 계약 규모는 340만 달러(한화 약 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카마다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1/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미국 현지 임상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신청한 상태다.

카마다 최고경영자(CEO)인 아미르 런던(Amir London) 회장은 “우리는 MoH, MADA(이스라엘 혈액은행) 및 이스라엘의 주요 의료 센터와 협력해 (혈장치료제를)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MoH와의 공급 계약 체결은 우리 개발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이정표이며, 우리가 아는 한 코로나19 치료용 혈장 유래 IgG(면역글로불린 G)제품 공급을 위한 전 세계 최초의 계약”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가 가입돼 있는 혈액제제 관련 기업 연합체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CoVIg-19 Plasma Alliance)’ 또한 미국 정부 주도의 혈장치료제 글로벌 3상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3상을 주도하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은 혈장치료제 공급처를 총 3곳으로 나눴다. 이 중 한 부분을 얼라이언스가 맡고 있으며, 스페인의 ‘그리폴스(Grifols)'와 미국의 '이머전트(Emergent Biosolution)' 또한 참여한다. 글로벌 3상의 경우, 환자 500명을 목표로 현재 환자 모집 중이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 이외에 SK플라즈마가 혈장치료제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2015년 SK케미칼로부터 분사되어 나온 SK플라즈마는 지난해 9월 브라질 국가 입찰에서 면역 글로불린 ‘리브감마-에스앤주(IVIG-SN)'의 최종 공급자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NATO 조달청으로부터 혈액제제 알부민(Albumin 20% Inj.) 최종공급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SK플라즈마가 본격적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돌입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아직 임상 진입과 같은 개발 진척 상황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기”라며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달 SK플라즈마는 안동에 위치한 혈액제제 공장 증설을 위해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취재 결과, 이는 증축이 아닌 단순 설비 투자로 혈액제제 생산량 확대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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