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김병기 교수, PARP억제제의 패러다임 변화 강조
"재발 잦고 치사율 높은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완치율 개선 시사"

"올라파립는 높은 재발률과 치사율로 난제였던 진행성 난소암에 있어 정밀의료의 가치와 유지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영역을 개척한 치료제다. 재발을 반복할수록 무병생존기간이 짧아지는 난소암에서 재발을 최대한 지연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완치율(5년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음을 최초로 시사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가 지난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린파자 국내 출시 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난소암 치료 영역에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

김병기 교수는 린파자의 진행성 난소암 1차 유지요법 적응증 허가 임상인 SOLO-1 연구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날 김 교수는 린파자의 대표 임상인 SOLO-1, SOLO-2 연구와 더불어 한국인 리얼월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린파자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의 일관된 효과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올라파립은 PARP억제제 가운데 최초로 BRCA 변이 난소암 1차 유지요법에서 5년여 기간의 추적관찰 결과를 발표해 난소암의 장기생존 가능성을 제시함은 물론, 2차 이상 유지요법에서 의미 있는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을 보이며 PARP억제제의 임상적 가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진단된 BRCA 변이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린파자 유지요법을 위약과 비교 평가한 3상 임상 SOLO-1 연구에서, 3년차 무진행생존율(PFS)이 린파자 투여군 60%, 위약군 27%로 나타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약 70% 감소시켰다.

또 후속 치료에서의 영향을 시사하는 두 번째 무진행생존율(PFS2) 역시 린파자 투여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75%, 60%로 나타나 2차 치료 이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도 50%까지 낮췄다.

린파자의 이러한 개선효과는 모든 하위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린파자는 수술 시점과 관계없이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 감소 결과를 보였으며, 수술 후 결과에 있어서도 잔존종양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된 결과를 나타냈다.

린파자 투여군 중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2%, 약물 용량을 조절한 환자는 28%로 나타났으며, 대다수의 이상반응은 투약 중단보다는 용량 감량과 일시 중지로 조정 가능했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1~2등급이었으며, 3등급 이상 이상반응 중 가장 흔한 것은 빈혈이었다.

또한 재발한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린파자 유지요법을 위약한 비교 평가한 3상 임상 SOLO-2 연구에서도, 린파자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9.1개월로 위약군은 5.5개월과 비교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

김병기 교수는 "진행성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린파자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은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일관성 있게 관찰됐다"며 국내 최초의 PARP억제제 리얼월드 연구로 주목받은 린파자의 한국인 리얼월드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2년간 린파자 단독 유지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BRCA 변이 백금민감성 고도 장액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 100명의 의료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다기관 연구다. 그 결과 린파자 복용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4.6개월, 치료 24개월차 무진행생존율은 42.4%로 나타났다.

연구를 통해 수집된 이상반응의 대부분은 경증-중등도(Grade 1-2, 61%)로 분류됐고,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빈혈이었다. 추적기간 중 이상반응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한 환자는 전체의 4%로 나타났으며, 이상반응을 보인 전체 환자의 약 23%는 투약량 감소 없이 적절한 처치 후 치료를 지속해 기존 연구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재입증했다.

한편, 이날 김 교수는 난소암 치료에 있어 유전자 변이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난소암 환자에서 BRCA 변이가 태생적인 경우(유전성)도 있지만, 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력을 기반해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해서는 최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국내 출시된 또 다른 PARP억제제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의 경우 유전자 변이와 상관없이 올-커머(All comer)에서 적응증을 획득했지만, 이 역시 유전자 변이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 효과 예측을 위해서도 유전자 변이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니라파립이 올-커머 치료제라 하더라도 모든 환자에서 효과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BRCA 변이 검사는 필요하다"며 "니라파립의 연구 결과 BRCA 변이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가장 극적으로 좋았으며, 그 다음이 HRD 양성 환자였고, BRCA 변이도 없고 HRD 음성인 환자에서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올라파립 역시 이같이 BRCA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 베바시주맙과의 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난소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유전성인 경우라면 환자의 가족 관리를 위해, 또 PARP억제제 치료 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모든 난소암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 검사는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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