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ASD)를 조기 발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자페증, 아스퍼거증후군, 서번트증후군 등 자폐 범주성 장애를 통칭하는 용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9일 ‘영유아·아동 발달장애 조기선별을 위한 행동·반응 심리인지 AI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개발 초기 단계로 요소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에 치료받으면 경과가 좋아지지만 전문인력 부족, 인식 부재 등으로 증상 발견에서 진단까지 2~9년이 걸린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자폐 증상은 생후 12~24개월 사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진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다양한 패턴을 활용해 실시간 촬영 영상을 서버에서 전송받아 자동 분석해 증상을 찾아내는 AI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영유아의 시선과 표정, 몸짓, 발성 특성 등 비언어적인 반응과 언어행동 패턴, 반복적인 행동 특성 등을 인지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ETRI은 지난 16일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서울 센터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선별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 개소식도 가졌다.

연구진은 향후 5년간 공동연구기관과 협력해 리빙랩 등에서 발달상황을 점검하고 싶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관찰 검사와 함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자폐스펙트럼장애 검사용 ‘영유아의 사회적 상호작용 유도 콘텐츠 기술’도 개발 중이다. 흥미 있는 것을 보여주거나, 불렀을 때 반응, 모방 행동, 눈 맞춤 등 영상 콘텐츠를 통해 영유아의 반응을 관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아이가 콘텐츠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반응을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하고 AI 분석에 활용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 중인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에 발견해 의학적인 조치를 취하면 비록 완치는 못 해도 예후를 좋게 해 가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유장희 박사도 “자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인간 중심의 연구를 통해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따뜻한 언택트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