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본사 앞서 시위…분사 관련 논의도 '보이콧'
"경영진은 2월 분사 전까지 단체협약 체결하라" 촉구

한국MSD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지난 2일부터 쟁위에 돌입했다.

이에 한국MSD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3일부터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후 진행될 오가논 분사 관련 논의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게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한국MSD 교섭대표 노조가 4일 오후 본사 건물 앞에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MSD 교섭대표 노조가 4일 오후 본사 건물 앞에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그간 30여 차례에 걸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무성의하고 형식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고 주장하며, 지난 10월 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그러나 10월 26일 1차 조정 결렬, 11월 2일 2차 조정이 중지됨에 따라 쟁의권을 획득한 노조가 쟁위행위에 돌입한 것이다.

노조 측은 본사를 핑계로 단제협약 체결을 미루는 경영진을 규탄하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가지고 2월 분사 전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오가논 분사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은 영전하는 반면, 직원들은 토사구팽 당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한국MSD는 당초 10월 말 오가논 분사 명단 발표 계획을 수정해 5일부터 분사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

5일은 임원진, 6일은 노조, 9일은 전직원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이후 오가논 분사 명단 선정기준을 발표한 후 개별 통보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MSD 내에는 교섭대표 노조와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KDPU) 소속 산별노조가 설립돼 있는데, 분사 논의에 대한 두 단체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재적인원 302명이 포함된 교섭대표 노조는 분사 관련 논의 참석과 관련해 "고용문제 등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항"이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과거 기업 분할 시 근로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적 과정을 거칠 경우, 분할되는 회사로 이동하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에도 근로관계 승계를 인정한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분할이 완료되기 전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노사간 별도의 합의 등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 협약이 신설되는 회사로 가는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

이에 교섭대표 노조는 "사측이 단체협약 체결 전 분할과정을 완료하기 위해 교섭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는 기업분사 반대 그 자체가 아닌 신설회사로 이동하는 조합원들의 직접적 근로조건에 해당하므로 사측이 참여를 요구하는 분사 관련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노조원 77명으로 구성된 KDPU 소속 산별노조는 6일 마련되는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 플랜카드 시위 모습
사내 플랜카드 시위 모습

한편, 교섭대표 노조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의 기업변동과 관련된 근로자의 생존권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과 추승우 서울시의원실과 함께 오는 18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진행한다.

'다국적 제약사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생존권 확보 방안(근로자 생존권 문제를 중심으로)'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간담회에선 심상남 한국MSD 노동조합 위원장과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고 진선미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 신종환 한국MSD 노동조합 고문, 김경락 대상노무법인 대표 노무사, 강승욱 한국화이자제약 노동조합 위원장이 패널로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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