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바이오마커 5종으로 가능성 측정

국내 연구진이 15분 안에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심혈관 질환을 간편하게 검사할 후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 자동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바이오마커는 체내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로 DNA, 단백질 등 지표를 말한다.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면 농도가 높아지는 바이오마커 CRP, D-dimer, cTnI, CK-MB, NT-ProBNP 등 5종을 측정한다. CRP와 D-dimer로는 가능성을 예측하고 확인하는 지표로, cTnI, CK-MB, NT-ProBNP는 스텐트 시술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 혈전이 있는 경우 혈액 내 D-dimer 마커가 발견되는데 혈액 검사 시 해당 농도가 높게 나오면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바이오마커 자동 분석 기술' 장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바이오마커 자동 분석 기술' 장비.

사용된 기술은 신호증폭과 고밀도 항체 고정화, 회전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이다.

분석기술의 핵심인 신호증폭 기술은 바이오마커의 검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로, 항체가 항원에 반응하면 내는 광신호를 증폭해 관찰하기 쉽게 한다.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은 쉽게 관찰하지 못하는 낮은 농도의 단백질 검출도 가능하게 해준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시스템 내 혈액 검사 전처리를 위한 원심분리 기능도 함께 구성했다. 3분 이내 1ml의 혈액 전처리를 완료해 바이오마커를 빠르게 측정할 수 있다.

또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원심분리, 시료 이동과 혼합 등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측정 시간도 단축했다.

이같은 기술로 편차와 오류를 최소화해 동일 샘플 연속 측정 시 측정값의 편차를 의미하는 재현성(CV, Coeficient of variation)은 3.4%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결과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개발된 자동 분석기기는 가정용 전자레인지 크기(49cm x 65cm x 35cm)로 기존 상용화된 시스템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비싸다는 단점을 해결했다. 기존에는 검사에 2~3일 정도 소요됐다.

ETRI 허철 진단치료기연구실장은“의료현장에서 다양한 검체를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라며 “국내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 질병 조기 예측과 상시 모니터링으로 국민 보건 증진과 스마트 헬스 케어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정진규 건강검진센터장은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간편하게 심혈관 질환자를 선별하고 예비 심혈관 질환자까지 예측할 수 있어 심혈관 질환 관리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진단, 비만관리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TRI는 개발한 기술에 대해 1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 완료했으며 기술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센서, 의료진단기기 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상용화는 과제 종료 후 3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혈관 질환을 위한 인공지능 주치의 기술 개발’ 과제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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