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조승현 회장‧김기덕 부회장, YTN 출연해 주장
“시험 위한 단체행동은 어불성설…회원 개별 움직임 될 것”
“재응시 기회 주어진다면 ‘감사하다’는 입장 표명할 수밖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집행부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재응시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 김기덕 부회장은 지난 16일 YTN ‘시사토크 알고리줌’에 출연해 “어떻게 보면 휴학이나 국시 거부는 정부에 의해 강요된 선택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대협은 먼저 학생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조승현 회장은 “처음부터 단체행동에 나선 건 아니었다. 성명서나 입장문을 통해 의료정책이 추진되는 일련의 과정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 굉장히 많은 우려와 비판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를 들어주는 곳이 없었고 창구도 마땅치 않았다. 단체행동은 학생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마지막 절규였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이어 “(학생들이)가장 분노했던 건 (의대)증원과 관련해 의학교육 환경이었다”면서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우수한 평가인증을 받는 의대는 한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증원 이후 의학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문제에 대해 피교육자로서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단체행동에 나서게 됐다는 것.

김기덕 부회장은 “우리도 (코로나19 상황에 단체행동에 나선)부분이 안타깝다. 하지만 단체행동을 할 타이밍을 정해서 나온 건 아니다”라며 “이번에 (정부가)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왜 코로나19라는 위중한 상황에 우리가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정부가)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3년 전만 해도 40명을 못 가르쳐서 (서남의대가)폐교됐는지 그 10배가 되는 학생들을 가르칠 자원이 이제 와 있다고 말한 것이나 ‘4,000명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해 놓고 당장 ‘내년에 2700명이 배출되지 않더라도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 모두 정확한 근거나 이유도 없이 무리하게 (정책을)추진하다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처: YTN ‘시사토크 알고리줌’ 캡쳐
출처: YTN ‘시사토크 알고리줌’ 캡쳐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재응시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회장은 “시험 추가 응시(기회)를 주느냐 마느냐에 대한 이야기로 많이 흘러가고 있는데 그 전에 학생들이 왜 단체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면서 “학생들도 (처음부터)휴학이나 국시 거부를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어떻게 보면 (휴학이나 국시 거부는)정부에 의해 강요된 선택이었다”면서 “강요된 선택에 대해 그 결과만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게 과연 정의로운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다만 국시 재응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협이 다시 단체행동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승현 회장은 “많은 분들이 ‘시험 기회가 열리면 볼 것이냐’고 질문을 하는데 사실 우리가 단체행동을 진행한 건 시험 하나 때문은 아니었다”면서 “당정청이 추진했던 의료정책들,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에서 단체행동을 했던 것이고 그것의 결과로 시험 포기를 자율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에 시험을 위해서 단체행동을 또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며 앞으로는 의대협 차원의 움직임이 아닌 회원 개별의 움직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만약 국시 재응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를 양해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겠다고 했다.

김기덕 부회장은 “우리가 먼저 ‘국시를 보게 해달라’고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 “(다만)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양해를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승현 회장은 올바른 의료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의료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조 회장은 “많은 분들이 기득권과 특권의식으로 의대생을 수식을 해주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학생이자 청년이며 그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 달리 소위 말하는 기피과를 희망하는 사람이나 공공의료를 위해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도 많다”면서 “올바른 의사들이 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건 올바른 의료정책이다. 올바른 의료 정책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료 환경이 조성되면 그 때는 올바른 의사가 될 수 있다. 국민들께서 의료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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