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안지오랩 차례로 상장 철회 뜻 밝혀
에이프로젠 직상장 등 상장 재도전 의사…방법은 ‘미정’

이달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인수합병 및 상장 실패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해당 기업들은 또다른 방식을 통해 상장에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에이프로젠 그룹 3사의 흡수합병이 철회된 것은 지난 9일이다. 에이프로젠은 이날 주주들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합병 계획 철회 결정을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정정신고서에서 에이프로젠 김재섭 대표가 “만일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을 득하지 못하면 합병 성사를 위해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고통스럽지만 새 대안 모색을 위해 합병을 철회하겠다”고 합병 철회를 시사한 데 이은 공식 발표다.

에이프로젠 그룹은 지난 4월 상장계열사 에이프로젠KIC를 중심으로 신약개발업체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헬스케어앤게임즈(에이프로젠H&G)를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사실상 코스닥 우회상장을 위한 전략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기업 안팎의 기대와는 달리 에이프로젠 측의 합병 계획은 금감원의 승인을 얻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이달까지 에이프로젠이 금감원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횟수는 총 6번이다. 후에도 에이프로젠은 지난 7일 금감원으로부터 또 한 번 정정 요구를 받았고 다음날인 8일 합병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프로젠 측은 이번 합병 계획 철회의 이유로 금감원이 이번 합병에 가진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한 것으로 진단했다.

에이프로젠은 입장문을 통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및 외부평가의견서를 여러 차례 정정하면서 나름 최선을 다했으나, 회계법인의 평가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금융감독원의 염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저희들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에이프로젠은 직상장 추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에이프로젠 측은 “에이프로젠 주주들 중에는 직상장 추진을 희망하는 분들도 상당수 계시는 것을 알기에 그 가능성 또한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며 “앞으로 감독기관의 염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이 서면 합병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에이프로젠은 2016년에도 직상장을 시도했지만 당시 회계법인이 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철회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아울러, 혈관신생 관련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안지오랩 또한 지난 18일 합병을 자진 철회했다. 철회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1999년 설립된 안지오랩은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13호와의 스팩(SPAC)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추진해왔다. 스팩 기업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로, 그간 합병을 통해 중소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는 한가지 경로로 활용돼 왔다.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13호 또한 스팩합병을 위해 2018년 10월 설립됐다.

그간 스팩 합병을 준비해온 안지오랩은 지난 1월 기술성평가에서 각 A등급과 BBB 등급을 받으며 통과하고 지난 6월 코스닥 합병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였다. 기술특례상장은 추진하지 않았다.

안지오랩은 현재 습성황반변성,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삼출성중이염, 치주질환 등 총 4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안지오랩이 상장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성 평가를 다시 거쳐야 한다. 기술성평가 유효기간이 지난 7월 만료됐기 때문이다.

안지오랩 관계자는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어렵다”면서 “임상시험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준비해야 할 것들을 준비해 기술성평가를 통해 예비심사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상장 재도전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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