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건보공단 주최 '의약품 공급·구매체계 토론회' 열려
해외 혁신신약 대비 국내 개발신약 출시 11년 늦어
“대학·공공연구소와 협력 필요” 투자비용 확대 주문도

국내 혁신신약 개발 및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제약사-공공연구소, 제약사-제약사 간 신약 공동개발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혁신 3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상원 교수 모습.
2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혁신 3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상원 교수 모습.

2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3차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상원 교수는 국내 신약 개발·공급 현황 및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용역으로 수행된 ‘의약품 공급 및 구매 체계 개선 연구’의 연구책임자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신약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산업성장, 첨단기술 확산, 일자리 창출, 기술자립 등 다양한 산업적 가치뿐만 아니라 의약품 공급안정, 공중보건 위기 대처, 가격 안정 등 보건의료적 가치 또한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신약 개발 상황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신약 진입 시기가 해외에 비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개발신약은 평균적으로 해외 혁신신약(First-in-class) 출시 이후 11년 뒤에야 시장에 시판됐다. 이 교수는 “시장 진입시기는 매출과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아직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서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신약 중 국내 개발 신약은 전체의 약 10% 수준으로, 2010년 이후로 연간 1.5개의 국내 개발 신약이 출시돼 시판되고 있다. 2017년 기준 매출액은 1,830억원이었다.

이 교수는 “국내 개발신약의 매출액이 의약품 시장 전체의 1% 안팎에 머물러 있다. 몇 개 품목을 제외하면 나머지 품목은 낮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그 결과 1999년 이후 총 30개의 국내 개발 신약이 나왔으며 이게 우리의 성적표”라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 촉진을 위해 이 교수는 제약사와 PSRI(대학, 공공연구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혁신적 신약일수록 혁신기술원천으로서 대학, 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약개발관련 생명과학지식 창출뿐만 아니라 물질 개발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혁신신약 400여개를 조사해본 결과 PSRI 기여 비중이 전체의 13.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8% 비중 차지하고 있다”며 “아직 국내의 경우 제약사들의 자체 신약 개발 비중이 높다”고 평가했다.

2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혁신 3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상원 교수 모습.
2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하는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혁신 3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상원 교수 모습.

다른 한편으로 이 교수는 제약사 간 전략적 제휴 또한 강조했다.

그는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예로 들며 “개발 경험은 성공확률에 큰 영향을 끼친다. 1상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2,3상으로 갈수록 개발 경험이 많을수록 실패 확률이 줄고 성공 확률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신약 개발 경험이 적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타사와의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동 개발을 진행할 경우, 성공률이 2상에서 9%p, 3상에서 14%p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비용 확대 또한 주문했다.

현재 임상단계에 있는 국내 파이프라인은 총 173개다. 또한, 특허출원에서 시판허가까지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미국의 경우 2018년 기준 13.6년, 국내의 경우 10.3년으로 해외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그는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개수에 평균적인 임상 단계 성공확률과 소요기간 등을 적용하면 향후 국내 개발신약이 얼마나 공급될 것인지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계산한 국내 신약 성공확률은 ▲1상 기준 소요시간 8년에 9.6% ▲2상 기준 6.5년에 15.3% ▲3상 기준 4년에 49.6%였다.

이러한 결과에 비춰볼 때, 2030년경에는 국내 개발 신약 32개가 추가돼 총 62개에 달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총 20조원 가량의 투자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R&D 투자규모를 현재의 연간 1.3조원에서 2030년까지 투자규모를 매년 2배 규모로 증가시켜야 조달이 가능하다”며 “혁신형제약기업제도, 정부 R&D 지원을 통해 민간 제약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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