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7개 병원 14일 오후 10시까지 외래진료 연장 발표

왼쪽 위부터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북병원, 은평병원, 동부병원, 서남병원, 북부병원.
왼쪽 위부터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북병원, 은평병원, 동부병원, 서남병원, 북부병원.

전국의사총파업을 앞두고 서울시가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하자 시립병원 소속 의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총파업 당일 오후 10시까지 외래 진료를 연장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전국의사총파업으로 집단휴진이 예고된 오는 14일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서북·은평·동북·북부·서남병원 외래진료를 오후 10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산하 7개 병원이 대상이다.

평소 이들 병원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6시까지 외래 진료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일부 외래 진료를 축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집단휴진으로 인한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해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등 7개 시립병원의 외래 진료를 연장하기로 했다. 서울시 소재 병원급 의료기관 284개소에도 평일 진료 시간 확대와 주말·공휴일 진료를 요청했다.

또 14일 휴진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보건소에 사전 신고하도록 했으며 30% 이상 휴진할 경우 진료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서울시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가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의료법 제59조에 근거한 조치로, 집단행동 때문에 시민 건강에 피해를 줄 경우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병원들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며 14일 외래진료 연장을 위한 인력 배치 등을 어떻게 할지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보라매병원은 7일과 14일에는 호흡기안심외래 진료가 불가해 휴진한다고 지난 5일 안내한 바 있다.

서울시가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한 이날 외래진료 시간 연장을 공지한 곳은 서울시 서북병원이 유일했다. 서북병원은 오는 14일 내과와 외과 외래진료를 오후 10시까지 연장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서울시 산하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의사들은 파업 당일 오후 10시까지 연장 근무해야 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는 당혹스러워했다. “항상 이런 식”이라는 말도 나왔다.

서울시 산하 A병원에 근무하는 한 전문의는 “14일에 오후 10시까지 외래 진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언론 기사를 보고 알았다. 공공의료기관 소속이니 서울시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의사인데 이런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들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방침에 대해서는 다른 의사들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파업에 동참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해야 해서 다른 동료 의사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서울시 산하 B병원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의사는 “항상 이런 식이다. 결정하고 통보하면 끝”이라며 “전공의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신분이어서 14일 파업에도 많이 참여할 것 같다. 이 공백은 남은 전문의들이 메워야 하는데 연장 근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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