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연구진, JKMS에 관련 논문 발표
“혈장치료 시 혈액형 불일치 문제 안돼”
혈장은행 등 혈장치료 시스템 구축해야

JKMS에 게재된 논문 'Convalescent Plasma Therapy in Coronavirus Disease 2019: a Case Report and Suggestions to Overcome Obstacles'
JKMS에 게재된 논문 'Convalescent Plasma Therapy in Coronavirus Disease 2019: a Case Report and Suggestions to Overcome Obstacles'

혈액형이 다른 완치자의 혈장으로 치료를 받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완치한 사례가 국내에서 나왔다.

혈장치료는 완치자의 혈장에 들어 있는 항체를 다른 환자에게 주입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이진수 교수팀은 혈장치료로 코로나19를 완치한 68세 남성의 사례를 담은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68세 남성은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인하대병원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입원 첫날부터 폐렴 증상을 보여 12시간 마다 하이드록시 클로로퀸과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lopinavir/ritonavir, 상품명 칼레트라)를 투여 받았다.

입원 3일째 흉부방사선 사진에서 폐렴이 발견됐고 호흡곤란이 진행돼 입원 5일째에는 산소치료를 받았다. 입원 9일째 증상이 악화돼 혈장 치료를 시작했다.

B형인 이 환자는 A형인 공여자로부터 이틀 연속 250ml의 회복성 혈장을 투여받았다. 환자는 혈장 수혈 후 3일 동안 호흡곤란과 발열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연구진은 “혈액형 불일치로 인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혈장치료를 시작한 지 4일 후 호흡곤란 증상이 다시 나타났으며 폐정맥 혈전 색전증에 대한 헤파린 주입을 시작했다. 환자는 12일 동안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퇴원 시 환자는 다른 합병증이 없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도 검출되지 않았다.

출처: JKMS
출처: JKMS

연구진은 “혈액형 불일치는 전혈(whole blood) 수혈에 중요한 문제일 수 있지만 혈장 수혈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혈장치료 시 의사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혈 관련 급성 폐손상(TRALI)이다. 일부 임상의는 혈액형이 다른 혈장으로 치료할 때 TRALI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거의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은 지난 5월 코로나19 혈장치료 시 환자와 혈장 공여자의 혈액형이 일치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로 혈장치료의 효과를 명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경험으로 혈장치료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관련 혈장 공여자는 메르스에 비해 충분해 보이지만 몇 가지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혈액관리법에 따르면 공여자로부터 혈장을 받아 환자가 있는 병원으로 보내는 게 쉽지 않다, 의료기관 간 혈장 운송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관련법을 수정해야 한다”며 “결국 혈장은행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혈장치료는 일시적이고 제한된 치료로 간주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무작위 대조 연구는 없다. 그러나 신종 감염병은 확립된 치료법 없이 확산되므로 혈장치료는 얼마 안되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다른 감염병과 싸울 수 있도록 효과적인 혈장치료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 공여자로 등록한 사람은 22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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